해변 도착 뒤 "피자와 맥주 있나요?"
마다가스카르 식수 모금 위한 도전
스코틀랜드 출신 3형제가 노를 저어 140일 만에 태평양 최단 시간 횡단에 성공했다.

제이미·이완·라클란(왼쪽부터) 맥클린 3형제가 30일(현지시간) 호주 북부 도시 케언스에 도착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이들은 마다가스카르 깨끗한 식수 프로젝트 기금 마련을 위해 페루에서 호주까지 140일 동안 무기항·무지원 태평양 회단 최단 시간 신기록을 세웠다. EPA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은 이완·제이미·라클란 맥클린 형제가 지난 4월 12일 페루 리마에서 출발해 호주 북부 케언스까지 1만4000km가 넘는 태평양 망망대해를 노 저어 중간 기착 없이 140일 만에 횡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직접 제작한 탄소 섬유 보트를 사용했으며, 앞서 사망한 여자 형제를 기리기 위해 보트에 '로즈 에밀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3형제가 이날 케언스에 도착하자 백파이프 연주와 함께 어머니 실라를 비롯한 50명이 넘는 가족과 친구들이 뜨거운 환호를 보내줬다. 항해에 나선 지 139일 5시간 52분 만으로 세계 최단 시간 횡단 기록을 경신했다. BBC는 "2014년 러시아의 표도르 코뉴호프가 혼자서 노를 저어 세운 종전 기록인 162일을 제치고 무기항·무지원으로 태평양 횡단 최단 시간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이들은 8월 2일까지 시드니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다만 폭풍우가 몰아치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북쪽으로 밀려나면서 케언스로 도착지를 변경했다.
맏형인 이완(33)은 도착 직전 보트에서 올린 영상에서 "피자와 맥주 있나요?"라며 유쾌하게 외치고 고된 항해 끝에 찾아온 해방감을 표출했다. 이완은 "4월 12일부터 우리 삶은 이 배 위였다"며 "끊임없는 노 젓기, 좁은 선실에서의 쪽잠, 그리고 청소하고, 먹고, 망가진 것들을 고치는 것이 일상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둘째 제이미는 "이 여정의 핵심은 원활한 소통이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기쁜 순간을 찾아낸 것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또 이들은 서로 충분히 자도록 배려했으며, 초콜릿 바를 나눠 먹거나 서로에게 커피를 만들어주며 즐거운 여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3형제는 이번 항해를 통해 164만달러(약 22억 8000만원) 이상을 모금했다. 이 돈은 형제들이 설립한 자선단체 맥클린 재단을 통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주민 4만명에게 깨끗한 식수를 제공하는 프로젝트에 사용될 계획이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3억짜리 로봇도 7000만원이면 '뚝딱'…짝퉁 거리, 로봇 메카로 변신했다[中 휴머노이드 리포트]①](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93/2025082710485298253_1756259331.jp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