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최악 가뭄' 현장 찾은 李대통령
오봉저수지 저수율 15.3% 최저…근본적인 중장기 계획 수립 강조
즉시 '재난 사태 선포' 지시…국가소방동원령도 추가
하루 2000t 추가 급수…"공동체 의식, 여유 지자체 도움 필요"
저수지 증설만으로는 한계…해수담수화 장기 대안으로 검토 보고 지시
"정말 대책 없는 비상사태가 발생할 수 있잖아요."(이재명 대통령)
"9월은 비가 올 거라 굳게 믿고 있다."(김홍규 강릉시장)
"하나님 믿으면 안 되고..."(이재명 대통령)
"장기대책 관련해서 바닷물 담수화 생각은 해본 거 없어요?"(이재명 대통령)
강원 강릉 가뭄이 임계치에 다다르자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강릉 오봉저수지와 강릉시청 재난안전상황실을 연달아 찾았다. 이 대통령은 단기·중기·장기 대책을 분리해 당장 집행 가능한 것부터 실행하라며 장기적으로는 해수 담수화까지 포함해 기후변화에 대비한 상수 대책을 종합 설계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가뭄 현장에 동행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즉각적인 재난사태 선포를 지시하고, 강릉 가뭄지역에 대한 국가소방동원령 발령도 추가 지시했다.
이날 현장에는 윤 장관을 포함해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김홍규 강릉시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오봉저수지 저수율 15.3%…"비상 대책 보다 철저하게 준비하라"
오후 3시 22분 오봉저수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저수량·공급량 표를 직접 확인하며 "현재 저수량이 218만 t, 저수율 15.3%, 하루 11만6000 t 공급이 맞느냐"고 점검했다. 강릉시가 '계량기 50% 유량저감'(약 5만 3000가구)을 시행 중이라는 보고가 나오자 "최소 필요한 생활용수는 하루 4만 t인데 지금 1만 8000t을 확보했다면 2만 2000t을 추가로 어떻게 채울지 구체 방안을 내라"고 말했다.
김홍규 시장은 "지하댐, 하수처리장 방류수 등으로 보완하고, 유사시 10t급 급수차 400대 이상을 동원해 물을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단기적으로 그 방식을 총동원하되 '시간제 급수'와 가정 유량 제한 상향(현 50%→최대 75%)도 검토하라"면서 상가는 관광·영업 피해를 고려해 별도 관리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비상 대책을 좀 더 철저하게 수립해야 한다는 당부도 했다. 이 대통령은 "불편한 것은 견딜 수 있는데 정말 대책 없는 상황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할 수 있지 않으냐"면서 "시간제한 급수도 고려해야 할 것 같은데 계획 따지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김 시장이 "9월은 비가 올 거라 굳게 믿고 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하나님 믿으면 안 된다"면서 "평균적으로 비가 오겠지만 안 올 경우 사람 목숨 가지고 실험할 수 없지 않으냐"고 했다.
재난 사태 선포 지시…"전국 급수차·대형 생수병 동원"
오후 4시 20분 강릉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대책 회의에서 김진태 강원지사는 "정부 차원의 재난사태 선포"를 공식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필요하면 그렇게 하자"며 윤호중 행안부 장관에게 강릉시 재난사태 선포를 즉시 검토·집행하라고 지시하고, 군·소방·지자체 보유 급수차의 단계적 전국 동원과 생수 지원 요청을 함께 주문했다.
윤호중 장관은 "강원소방 22대를 포함해 전국에서 우선 72대 급수차를 즉시 동원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한여름 도로 살수 등 생활관용 탱크차의 전환 투입도 검토하라며, 행안부 지휘 아래 시간제 급수 준비 등 수요관리 대책도 병행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정부는 오후 7시를 기해 재난사태를 선포했고,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라 소방탱크차 50대 추가로 지원해 하루 약 2000t을 보완 급수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또 "정부가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라"면서 "전국적 지원이 필요한 만큼 여유 있는 지자체에서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도와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수량 확충 해법을 놓고 도암댐 활용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 대통령이 "수량 확보 차원에서 필요하지 않나"라고 묻자, 김 시장은 "온도 차·부영양화와 과거 민원으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최근 조사에서 팔당호 대비 수질 양호 평가가 있고, 취수 심도 조절·우회수로로 하루 1만t을 2주 내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인근 지자체 반대에 대해 이 대통령은 보상으로 풀 문제는 풀고, 수질·온도 문제는 객관평가로 확인하자고 정리했다.
중기·장기 대책으로는 ①연곡 취·정수 5만 t급 확충(현재 하루 1만 4800t) ②사천저수지 800만 t(현재 200만 t) ③오봉 상류 보조댐 500만 t이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강릉시의 연곡 정수장 증설 추정 비용에 대해 "원수 확보·송수·정수 비용을 항목별로 분리해 산출하라"며 기존 현대화·증설 예산과 '추가 500억원'에 대한 불명확성을 지적, 재정리를 지시했다.
"해수 담수화, 장기 대안에 올려라"…비용·수질·수용성 정량 비교
이 대통령은 저수지 증설만으로는 한계라며 기후변화로 강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는 점을 들어 해수 담수화를 장기 대안에 포함해 비용·수질·주민 수용성을 정량 비교하라고 주문했다.
황주호 사장은 "담수화 전력 소요는 5kWh/t, 에너지비는 약 200원/t 수준"이라고 설명했고, 김홍규 강릉시장은 "설비비 부담"을 우려했다. 이에 윤호중 장관은 "아랍권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발전설비와 결합하면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동해 해저 심층수 등 수질 여건도 유리하다"고 덧붙이며 수치로 비교해 대안을 가져오라고 한수원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강릉의 원수 단가(t당 1470원)와 담수화 설비·운영비를 규모별 시나리오로 비교하고 부지·관로·농축수 처리 등 외부비용까지 포함한 총비용 분석을 지시했다.
또 김홍규 시장이 저수지 준설 시 환경영향평가는 배제해 달라는 요청을 하자 이 대통령은 "검토해 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강릉 상가 민생 점검…"최선 다해 대책 세우겠다"
현장 점검 후 대통령은 경포대 횟집 거리를 찾아 상가를 둘러봤다. 상인들이 "아직 급수 제한으로 직접 타격은 없지만, 손님들이 '가뭄인데 놀러 오기 미안하다'고 한다"고 호소하자, 아 대통령은 "재난사태 선포를 지시했다. 최선을 다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답했다고 전은수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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