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납치…범인 잡혔지만 행방 안 밝혀져
“죽는 날까지 찾을 것”…아파트 현상금 걸어
26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상하이의 고가 아파트를 현상금으로 내건 한 중국인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상하이에 사는 탕웨이화씨(55) 부부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들 부부는 1999년 실종된 외아들 왕레이를 지금까지 찾고 있다.
탕씨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4세 때 납치된 아들을 찾는 데 결정적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상하이 아파트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12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어 이 소식은 빠르게 확산했다.
상하이는 집값이 평당 2000만원이 넘는 지역이다. 탕씨는 "이 아파트는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유산"이라며 "시아버지의 평생 소원이 유일한 손자를 다시 보는 것이었다. 살아계셨다면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탕씨는 1990년대 전자 상점을 운영하다가 루라는 이름의 한 남자를 고용했는데, 그가 왕레이를 납치했다고 돌아봤다. 이후 루씨는 몸값을 요구했지만, 가족들은 아들을 찾느라 경황이 없어 그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
그러자 루씨는 왕레이를 남부 광시좡족 자치구로 데려갔고, 이후 절도 혐의로 검거돼 납치를 시인했다. 그러나 아이의 행방은 끝내 밝히지 않았고, 오히려 경찰에 잘못된 정보를 흘리며 수사를 방해했다. 결국 그는 종신형을 받았지만 2022년 가석방됐다.
탕씨는 루씨가 풀려난 뒤에도 왕레이를 찾을 단서를 얻기 위해 직접 그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루씨에게 아들을 숨긴 경로를 되짚어 달라고 요구했으나, 얻어낸 정보는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20년 넘게 루씨와 함께 왕레이를 찾아다녔다는 탕씨는 "루씨가 미웠지만, 그를 자극하는 것보다 아들을 찾는 게 더 중요했다"고 토로했다.
탕씨는 지금까지 아들을 찾는 데만 400만위안(약 7억8000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죽는 날까지 수색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탕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현지의 온라인에서는 "인신매매범은 새 삶을 사는데 피해 가족은 아직 고통 속에 있다"며 공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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