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파트 매매가격 누계 변동률 0.27%
다른 광역시 집값 하락과는 대조적
조선업 호재 …마스가 프로젝트 부동산에 긍정 전망
울산광역시의 집값이 심상치 않다. 지방 도시 대부분의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와중에,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 유출에 따른 주택 수요 감소라는 똑같은 악재가 닥쳤지만, 그간 주택 공급이 적었던 탓에 집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미 간 조선 협력 강화를 내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울산 집값 강세가 추세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올해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 누계 변동률은 0.27%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0.38을 기록한 것과 달리 올해는 가격이 우상향했다.
다른 광역시의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대구는 같은 기간 -3.18%를 기록해 광역시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광주 -1.83%, 대전 -1.74%, 부산 -1.43%, 인천 -1.02%로 파악됐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 누계 변동률은 -1.26%를 기록했다.
울산이라고 인구가 몰리는 것은 아니다. 올해 6월 기준 울산의 총인구는 112만222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9명이 순유출했다. 그러나 공급 과잉으로 인해 신규 공급이 대폭 감소한 영향이 집값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분양도 줄어들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를 보면 7월 기준 울산 미분양 주택 수는 2531가구로 전월보다 7.8% 감소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38.7% 줄어든 수치다.
울산에서도 상급지로 불리는 남구 신정동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신정롯데캐슬킹덤 전용면적 185㎡는 15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는데 전월 14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1억원 가격이 올랐다. 이달에는 문수로2차아이파크2단지 전용 101㎡는 11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 역시 전월 11억원보다 6000만원 뛰었다.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으로 시작될 마스가 프로젝트도 울산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울산에는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580여개 조선업체가 밀집해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산 배를 구입하겠다고 말한 만큼 향후 수주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미국이 군함 시장 등 방위 산업을 염두에 두고 있어 군함 건조에 강점을 보이는 HD현대중공업의 수혜도 전망된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미 정부가 자국 조선업 부활을 목표로 하고 있어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공급망 재구축 등으로 인한 수주 감소에 대한 위험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해 숙련 기술자들이 이주하는 경우에도 울산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울산에 공급 물량이 제한되고 마스가 프로젝트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렇다 할 대규모 신규 공급 물량이 없는 가운데 지역 경제에 호재들이 있으니 울산 부동산 시장이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소득은 높은데 주택 가격이 낮은 지역이고 실거주 위주의 시장인 것도 매매 가격 상승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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