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미군기지, 소유권 이전 없어
존 볼턴 "부동산업자 트럼프, 던진 말"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내 미군기지의 부지 소유권을 요구한 발언이 전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발언은 국제 외교 관례상 전례없는 요구로 받아들여지며 미군 기지가 있는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외교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전세계 80여개국, 128개 기지…소유권 보유한 기지는 없어
해외 주둔 미군 기지의 소유권 문제는 각국의 주권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미군은 전세계 80여개국에 상설기지로 약 128개의 기지를 두고 있다. 이들 기지들은 모두 소유권을 부여받은게 아닌 주둔 기간 동안 토지 사용권을 보장받는 방식으로 대여됐다. 일부 국가는 이에 따른 토지 임대료를 받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임대료를 받지 않고 무상으로 공여한 나라도 있다. 하지만 기지 부지의 소유권 자체를 넘기는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기지 부지의 소유권을 넘겨주는 것은 국제적으로 영토 할양에 해당된다. 할양은 양국간 별도의 협상 및 조약체계가 필요하다. 과거 19세기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했을 때나 전쟁 패배국이 영토를 승전국에게 내놓을 때와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발생했다. 따라서 정상회담 자리에서 단순 주둔 협정이 아닌 소유권 이전을 언급한 것은 외교적으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우리 정부와 국제 사회는 일단 사안이 공식 요청으로 이어지지 않은 만큼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 등 대규모 미군 기지를 보유한 국가들도 이번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한국(2만8500명), 일본(5만3000명), 독일(3만4500명)에 전체 주둔 미군의 70% 이상이 집중돼 있다.
트럼프식 확장주의? 해석 분분한데…"부동산업자의 관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전문가들도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과거 그린란드 매입 발언 등과 유사한 확장주의적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번 역시 영토 확장 야욕의 일환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반면, 미군 입장에서 기지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고려가 담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한국 내 기지를 방어적 차원을 넘어 전진 기지로 활용하려는 구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좀더 가볍게 보는 해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업자 출신답게 순수하게 토지 소유권으로 사업구상을 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최근 미군기지가 반환된 용산 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 소식을 접하고 가볍게 던진 발언일 수 있다"며 "부동산 업자 출신으로서 부지 소유권으로 뭔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의 실질적 의미가 어떻든 간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미국은 한국에 국방비를 GDP 대비 5% 수준으로 증액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무기 구매 확대도 압박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방위비 문제는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B-2 폭격기 성능을 언급하며 한국의 무기 구매 확대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 같은 맥락과 맞닿아 있다.
협상 이제부터 시작…한국 부담 커질수도
일단 향후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미국 역시 한반도 안보를 흔드는 것은 전략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 기조 속에서 한국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특히 국방비 증액, 분담금 인상, 아시아·태평양 지역 군사훈련 확대, 대만 해협 긴장 국면에서의 한국군 개입 가능성 등은 중대한 도전 과제로 부상할 수 있다.
정상회담은 ‘역사적’이었지만, 이제 진짜 협상은 시작이다. 주한미군 기지 소유권 논란,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액 등 굵직한 의제들이 한·미 간 외교 무대에 올려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그칠지, 향후 외교 협상에서 실제 압박 카드로 활용될지는 향후 양국 협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서는 앞으로 중국과의 관계 정립 또한 어려운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안보 요구가 결과적으로는 중국과의 관계를 청산하라는 이야기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중국과 교역비중이 여전히 큰 한국 상황에서 단순하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경제적 충격도 감안해야하고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재명 정부는 이런 부분들을 모두 감안하면서 미국의 요구를 헤쳐나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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