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협상력 제고, 中예우 차원" 등 분석
일본 언론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내달 3일(현지시간)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 참석을 두고 북미 회담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을 29일 내놨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다자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45년 만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북한 최고 지도자가 해외에서 여러 나라 정상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 전문가인 미야모토 사토루 세이가쿠인대 교수에 따르면 북한 최고 지도자가 다자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김 위원장 조부인 김일성 주석이 1980년 요시프 브로즈 티토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 장례식에 간 이후 45년만이다.
중국 정부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북중러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탈냉전 이후 처음이다.
"北측 유인은 美협상력 제고, 균형외교 차원"
일본 언론들은 김 국무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북한 입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력을 높이고 중국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요미우리신문은 "김 위원장 방중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욕을 보이는 북미 대화를 고려한 움직임"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뒷배라는 것을 과시해 미국과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두고 러시아에 더해 중국 지지도 얻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냉각됐다고 지적돼 온 북중 관계 개선을 알리기 위해 6년 반 만에 (김 위원장이) 방중을 결정한 것"이라고 해설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김 위원장 방중과 관련해 "러시아와 관계 강화에 이어 중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해 미국 주도 세계질서에 '북중러'로 대항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김 위원장은 과거 북미 협의 전에 반드시 중국 측과 접촉해 사전 교섭을 했다"며 "이번 방중 다음에도 북미 회담이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히라이와 슌지 난잔대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김 위원장이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보일 우려가 있는 다자 외교의 장에 굳이 가는 것은 중국에 성의를 보이려는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 사이를 오갔던 냉전 시기처럼 대외 관계의 균형을 취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김 위원장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북한이 방중을 타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中 입장에선 北-美 직접 접촉 경계"
중국 정부도 김 위원장을 초청할 유인은 충분한 것으로 관측됐다. 그동안 북중러 구도로 얽히는 것에 거리를 두는 듯했던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 김 위원장을 불렀다는 얘기다.
요미우리는 "중국과 북한은 전통적 우호국이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교류가 정체했다"며 중국이 북중러 결속을 연출하려는 배경에는 북한·러시아 정상과 협상에 긍정적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경계감이 있다고 해설했다. 시 주석이 미국과 북한·러시아가 중국을 제쳐두고 서로 접근하는 것을 경계해 북한을 자국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중국 정부가 이번 행사에 대해 '국제질서를 지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국제사회 분단을 상징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닛케이는 "베이징에서 북중러 정상회의가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며 "모두 미국에 대항하려 하지만, 각각의 전략과 타산이 있어 동상이몽과 같은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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