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차이점보다는 동질감 요소 발굴할 것"
"안철수 의원과는 새정치 힘 모을 수 있어"
"조국 전 대표, 사면 전후 바뀐 게 없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지난 8월 19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의 마지막 TV 토론이 있었다. 사회자가 질문을 던졌다. "홍준표 이준석 중 한 사람만 복당시킨다면 누구를 복당 시키겠습니까?" 김문수 장동혁 조경태 후보는 홍준표 전 시장을 지목했지만, 안철수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복당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유는 "2030의 상징적 인물이고 실용적인 마인드가 있으며 이공계를 나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지적인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SNS에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 기사를 공유하면서 "(안철수 의원은) 옳고 강한 분이다. DASH(질주) 안철수!"라고 안 의원을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정치권의 대표적인 앙숙으로 꼽혔던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대표의 관계가 변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다. 이준석 대표에게 안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 직접 물었다. 이 대표는 또 "이제는 거대 여당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야권이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찾아야 할 때"라며 향후 행보의 변화를 예고했다. 인터뷰는 지난 28일 오전 10시 15분 전화로 진행됐다.
안철수 의원과는 과거의 앙금을 다 털어낸 것인가.
바른미래당 때 정치를 같은 당에서 했다. 당시 저는 유승민 전 의원과 정치를 같이 하는 바른정당계였다. 안철수 의원은 국민의당 출신들과 같이 정치를 하고 있었다. 당내 내분 속에서 저희가 오해가 많이 쌓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오해가 연장돼 국민의 힘에 안철수 의원이 들어오신 다음에도 저를 출당해야 한다느니 해서 몇 가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게 좀 번졌던 것 같다. 이제는 야권이 거대 여당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서는 서로의 차이점을 찾아내기보다는 동질감을 느낄 요소들을 많이 발굴해야 한다. 그래서 안철수 의원뿐만 아니라 좀 더 넓은 범위로 공통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려고 한다.
야권 내 차이보다는 공통점을 찾겠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계엄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이 매우 단호하고 정확했다. 그래서 안 의원과 최근에는 정치적인 이견이 없고 과학 기술이나 AI 등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가 많기 때문에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일반적인 국민의힘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저랑 아무리 친한 분들이라 하더라도 계엄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든지 아니면 최근 강경 보수적인 인사들, 전한길 씨나 이런 사람들과의 교류 관계라든지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접근하기 어려운 분들이 대다수인 건 맞다.
지난 4월 판교에서 AI 토론회하고 5월에는 학식도 같이 먹었는데, 그 이후에 혹시 안 의원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있나.
안 의원이 전당대회를 뛰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좀 바빠서 연락하기 어려웠다. 이번 광복절에 세종문화회관에서 공교롭게 저랑 안철수 의원이랑 앞 뒷자리에 앉았다. 안 의원이 그날 손에 작은 현수막을 들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조국 윤미향 사면에 대해서 아주 적극적으로 이 반대 의사를 표출하시는 걸 보고 오랜만에 인사를 나눴다. 사진기자들이 찍기 어려운 각도여서 제가 일어나 그 용기 있는 행동을 찍어서 안 의원 측 관계자에게 사진을 공유해 보도가 많이 됐다. 항상 도울 수 있는 건 도우려고 한다.
조만간 안철수 의원과 만날 계획 같은 게 있나.
실무진 차원에서는 빈번하게 교류하고 있다. 요즘 얘기가 오가는 것이 있는데 최종 확정이 안 됐다. 구체화하는 게 있으면 언론에 공개하겠다.
물밑에서 뭔가 계획하고 있다?
그렇게 무거운 것이라기보다는 우선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좀 같이해보려고 한다.
안철수 의원에 대한 관점이 확 바뀌게 된 어떤 계기 같은 게 있나?
안 의원과의 관계는 만화 영화에 나오는 톰과 제리 비슷한 것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맨날 프라이팬으로 서로 머리 때리는 것들이 좀 있더라도 본질적으로는 어느 정도 동지적 관계에서 그렇게 돌아가는 만화 캐릭터들이다. 안철수 의원과 제 관계도 가끔 아웅다웅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계엄에 대한 선명한 반대나 이공계에 대한 관심, AI에 대한 산업에 대한 의견 이런 것들은 적극적으로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의원과 같이 정치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 적은 없나?
안 의원과 바른미래당에서 활동할 때 당시 안 의원이 주체적으로 하고 싶어했던 정치와 그 당에 있는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 하고 싶어 하는 정치가 좀 달랐던 측면이 있다. 저도 개혁신당을 차리면서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서 나온 것 아니겠나? 과거 안 의원이 내세웠던 새 정치라는 구호는 국민의당 내에서 현실적인 이유로 퇴색한 면이 있었다. 다시 한번 새로운 정치에 도전하실 생각이 있다면 힘을 모을 수 있다. 당을 같이 하는 형태까지는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함께 할 수 있다.
현안도 몇 가지 물어보겠다. 국민의힘에서 장동혁 대표가 선출됐다. 이유를 어떻게 분석하나?
김문수 후보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그렇게 크지 않은 차이로 대선 후보가 됐다. 한덕수 총리와의 단일화 과정, 이런 모습에서 당원들의 실망감이 누적됐을 것이다. 그때 사실 단일화 이슈가 없었으면 김 후보가 선출되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예를 들어 홍준표 후보가 더 치고 나갈 수 있었다. 김 후보가 인지도 면에서는 월등하기 때문에 여론조사는 이겼지만, 정치 고 관여층인 당원들에게는 대선 패배의 책임론 같은 것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방선거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일부 의원이 이탈하는 균열이 생길 가능성은?
우리는 구름이 뭉게뭉게 이렇게 피어오르면 '아, 비가 오겠네' 이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비나 눈이 오려면 그 안에 먼지 같은, 씨가 되는 것들이 많이 있어서 거기에 수증기가 달라붙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지금 구름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데 그 안에 핵이 될 만한 인사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두꺼운 구름 상태로 계속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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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한동훈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람들이 정치적 경험이 너무 적지 않느냐고 얘기를 하는데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 제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정치를 처음 배우면서 2012년부터 그분을 관찰하면서 느꼈던 건 뭐냐면 두 가지 원칙을 잘 지켜야 한다. 우선 내가 나갈 선거인가, 아닌가를 기가 차게 골라내는 게 중요하다. 내가 나갔을 때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의미가 있는 선거인가를 따져야 한다.
둘째, 남을 도울 때는 내가 들어가서 결과를 바꿀 수 있는가를 정확히 따져야 한다. 그러니까 질 만한 사람을 내가 개입해서 당선시킬 수 있느냐, 아니면 이길 사람인데 저 사람을 떨어뜨릴 수 있느냐. 사실 그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면 선거에 참여하는 의미가 없다.
외견상 봤을 때 김문수 후보가 이번에 이길 것으로 보였고, 그 와중에 장동혁 후보에 대한 반발 심리 하나 때문에 사실상 김문수 후보를 지원한다는 것은 그 원칙에 안 맞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야 하는 원칙을 너무 간과한 게 아닌가. 또는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안 해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서 입지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창당설도 있던데, 아무나 창당하는 것 아니다. 지난 총선만 봐도 많은 주체가 창당을 추진했고, 시작했지만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정도만 실질적인 성과를 냈다. 한 전 대표 측에서 창당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숙고하는 시간이 있지 않을까.
사면 복권 이후 조국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감옥의 기능 중 하나가 교정·교화다. 그런데 조 전 대표의 경우는 가기 전과 갔다 온 다음에 뭐가 달라졌는지 잘 모르겠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민주화운동 하다가 사면 복권된 것도 아니지 않나. 너무 짧게 계셔서 교정·교화가 안 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바뀐 게 없다. 눈치는 좀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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