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첫 예산안 확정
올해보다 8.1% ↑...확장 편성
불필요한 지출 27조 삭감
향후 4년 예산 증가율 5.5%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동에서 열린 '2026년 예산안' 상세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상열 재정관리관, 임기근 2차관, 구 부총리, 유병서 예산실장.(출처:기획재정부)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 규모가 728조원으로 확정됐다. 올 본예산보다 8.1% 늘린 것으로 윤석열 정부 3년 평균(3.5%)보다 예산 증가폭을 대폭 키워 확장재정 기조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인공지능(AI) 등 미래먹거리로의 집중투자를 통해 저성장 국면을 탈출하겠다는 이재명 정부 경제 패러다임을 실현하는 첫해인 만큼 연구개발(연구·개발) 투자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렸다. 세입 기반이 악화하는 등 나라곳간이 빠듯한 상황에서 빚내서 돈풀기로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내달 3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총지출) 규모를 올해 본예산인 673조3000억원 대비 8.1% 늘려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긴 728조원으로 편성했다. 내년 총지출 증가율은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정부의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3.9%)뿐만 아니라 중기재정계획에서 제시된 증가율(4.2%)도 크게 웃돈다.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재정을 풀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 적극적 역할 필요한 시점, 뿌릴 씨앗 부족하다고 밭을 묵혀놓는 우를 범할 수는 없다"면서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10조3000억원의 세입경정을 한 2차 추가경정예산을 기준으로 한 총지출 증가율은 3.5%에 그친다. 경상성장률과 중기재정계획 상 증가율을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약한 세입 기반으로 확장재정 기조를 끌고 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지출을 늘려 재정적자를 크게 높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정부는 2029년까지 4년간 총지출의 연평균 증가율 목표치를 5.5%로 확 낮춰 잡았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정부의 감세정책과 경기둔화로 세수 기반이 크게 악화하고, 재정자체의 경기 대응 여력도 상당 부분 소진된 상황"이라며"이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확장적 재정 운용이 아닌 전략적 재정 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재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1300개 사업에 대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27조원의 재정 여력을 확보했다. 윤석열 정부 때 이뤄진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연간 23조~24조원 수준이었다. 유병서 기재부 예산실장은 "이번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단행한 지출 구조조정은 역대 최대 규모"라며 "단순 감액을 넘어 사업 전반에 대한 재구조화를 통해 지출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과도하게(39.2%) 늘어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집중 삭감했고, 교육세 배분 구조 개편을 통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4103억원을 감액했다. 연례 행사·홍보성 경비는 500억원, 폐광대책비 1186억원 줄였다.
재정을 마중물로 성장을 견인한다는 목표에 맞춰 R&D 예산을 대폭 늘렸다. 윤 정부 때 줄였던 과오를 바로잡는 데 그치지 않고 5조7000억원을 증액해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기존 대비 19.3%의 증가율이다. 이렇게 늘린 예산은 AI(인공지능) 3강 전환(10조1000억원)을 비롯해 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제조 등 6대 첨단산업의 핵심 기술(10조6000억원)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데 집중 투입한다. K붐업(3조2000억원)과 지역사랑상품권 24조원 발행 지원(1조2000억원), 아동수당 연령 상향(2조500억원) 등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사업 등에도 집중 투입한다.
기술 주도 성장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는 임기 내 적자를 감수하고 재정지출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 73조원 수준이던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내년 109조원, 2029년 124조9000억원으로 불어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4.0%로 재정적자폭을 GDP의 3% 이내로 묶는 재정준칙을 넘어선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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