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진상 고객으로 인해 자영업자 골머리
이커머스 업체 전체 주문량 20~30% 반품
제사상에 올린 수박을 가져와 환불을 요구한 손님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자영업자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너는 반드시 벌 받을 거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반드시 벌 받을 거다. 이러고 반품을 하냐. 너무 농익었다고?"라며 "귀신같이 안다는 말이 있다. 귀신은 다 알고 있을 거다. 참 좋아하겠다"라고 적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수박을 제사에 사용한 듯 윗부분 일부가 잘린 모습이다. 심지어 아예 반토막 난 채 겹쳐 있었다. 실제로 이 같은 일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부산 한 마트의 안내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안내문에는 "수박 구매하신 분 중 제사만 지내고 반품하시는 분들이 많다. 제사 지내고 환불·반품 안 된다"고 적었다.
자영업뿐 아니라 유통업계서도 골칫거리 '반품'
반품 문제는 자영업자를 비롯해 유통업계에도 큰 골칫거리다. 국내 홈쇼핑의 경우 평균 반품률은 10%대다. 이커머스의 경우 전체 주문량의 20~30%가 반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 택배 물량이 51억 5785만개였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연간 5억 건에 달하는 물품이 반품되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 유통사들은 반품을 제한하는 데 소극적이다.
무료 반품 서비스가 고객을 유인하는 주요 전략인 데다, 아직 국내에선 '손님이 왕'이라는 인식이 확고해서다. 쿠팡과 더불어 이커머스 강자로 부상한 네이버의 경우 올해 3월 '네이버 도착 보장'을 '네이버 배송(N 배송)'으로 리브랜딩 하면서 무료 반품·교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사측은 해당 제도 시행 후 네이버쇼핑 거래액이 2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용해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방식이 굳어진 홈쇼핑 업계도 반품 제한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홈쇼핑 이용객이 줄어드는 추세인데, 수십 년간 제공하던 무료 반품·교환 정책을 폐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반품 등으로 발생하는 재고는 온라인 몰에서 판매해 소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스웨덴 SPA(생산·유통·판매 일원화 브랜드) 패션 브랜드 H&M은 지난 7월께 국내 매장에서 판매한 상품의 교환·반품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15일로 줄였다. 그간 유니클로, 자라, H&M 등 글로벌 SPA 브랜드는 한 달 이내 교환·반품을 받아주는 정책을 시행해 왔다. 유행하는 옷을 빠르게 만들어 신상품을 자주 선보이고 매장에서 자유롭게 옷을 입어보고, 교환·반품도 쉬운 SPA 브랜드의 친 소비자 정책은 관련 기업의 성장을 지탱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쇼핑의 부상과 함께 반품률이 높아지고, 재고 및 폐기 부담이 커지자 반품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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