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계획승인시 토지 95% 확보해야
조합설립인가 수준 80% 완화 주장
사업 활성화시 9만가구 공급 효과 의견도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지역주택조합이 당초 취지와 달리 조합원 피해가 속출하자 토지확보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토지확보 비율을 넘기지 못해 사업 장기화하면서 조합의 공사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용기(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지역주택조합 제도개선'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용기(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지역주택조합 제도개선'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이날 세미나에서는 사업 활성화를 위해 사업계획 승인 단계에서 토지 확보 요건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혜겸 법무법인 영 변호사는 "현행법상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설립 인가 단계에서는 80%, 사업계획승인을 위해서는 95% 이상의 토지를 확보해야 한다"며 "토지확보요건 간 불합리한 괴리로 알박기가 생겨나고 사업지 지연되면서 금융비용과 분담금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토지확보요건을 조합설립 인가와 동일한 수준인 80%로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토지 미확보로 사업지 지연되거나 조합원을 피해를 입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인천의 A 지역주택조합은 토지 미확보 상태에서 조합원에게 분담금을 징수하고 자금을 유용해 90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대전 용운동의 B 지역주택조합 또한 토지 매입이 지연과 알박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토지확보요건을 완화해 사업 속도를 높일 경우 주택 공급 효과가 기대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광수 한국부동산산업학회 정책국장은 "토지확보요건을 80%로 낮출 경우 현존하는 사업장 가운데 상당수는 조합설립 단계에서 사업승인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며 "이에 따른 9만 가구의 주택공급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내 지역주택사업 사업장은 618개로, 136곳이 설립인가, 166곳이 사업계획승인 단계를 밟고 있다. 가구 수 기준으로는 총 36만1104가구다. 이 중 전체의 58.2%인 316곳은 모집 신고단계에 그친 상태다.
토지 소유주의 사업 참여를 위해 지주 조합원 제도 법제화 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현행법상 토지 소유주들은 지역주택조합원이 될 수 없다. 이에 그간 현장에서는 소유주들이 토지 매도를 거부하면서 사업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김 변호사는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 소유자에게는 조합원 자경을 부여하거나 토지 제공 대가로 주택 분양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제도화할 수 있다"며 "소유주들의 사업 참여를 유도할 경우 알박기 현상을 막고 사업 지연 요소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역주택조합은 거주민이 모여 조합을 자율적으로 결성한 뒤 주택을 건설하고 공급하는 제도다. 조합원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토지 소유권을 확보하는 구조로, 도입 초기에만 해도 청약 통장 없이도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각광받아왔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토지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해 공사비가 증액되거나 조합 자금을 유용하는 사업장이 생겨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조합원 피해가 속출하자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조합 118곳에 대한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시는 사업비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허위·과장 광고에 나서는 조합을 단속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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