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제혜택 종료 앞두고 자산운용사들 막바지 진입
베스타스 첫 진입…"다른 운용사 2~3개도 설립 검토 중"
JB자산운용, 대구 '유령 아파트' 990가구 통매입 계획
LH 매입과 맞물려 지방 건설·부동산 유동성 개선 기대
CR리츠로 연말까지 3000가구 이상 미분양 해소 전망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가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해소의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연내 정부 세제 혜택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이달 들어 새로운 운용사가 시장에 뛰어들고 기존 사업자도 물량을 확대하는 등 막차 타기가 한창이다. 올해 말이 되면 3000가구 이상의 악성 미분양이 CR리츠를 통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신규 CR리츠 등록을 신청했다. 이 회사는 부산 동구 소재의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임대·운영 및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골자로 하는 '베스타스제1호CR리츠'를 국토부에 신고했다. JB자산운용에 이은 두 번째 CR리츠 사업자로, 시장에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의 매입 규모와 대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등록 절차가 완료된 이후 공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베스타스 이외에도 제주 등을 중심으로 다른 자산운용사도 CR리츠를 검토하고 있다"며 "2~3개 운용사가 추가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CR리츠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취득세 중과 배제와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양도세 추가 과세 배제 혜택 등)이 종료되기 전에 사업을 추진하려는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CR리츠 제도는 정부가 지난해 3월 악성 미분양 해소를 위해 10년 만에 부활시킨 장치다. 여러 투자자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고 임대 운영하다가 경기 회복기에 매각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든 JB자산운용은 적극적으로 CR리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달에는 대구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 990가구를 인수하는 '제이아이대구상인CR리츠'를 등록했다. 지난해 4월 준공 승인을 받은 이 아파트는 후분양에 나섰지만, 청약 경쟁률 0.03대1에 그쳤다. 결국 1000가구 가까이가 '빈집' 상태로 2년간 방치되며 대구의 대표적인 '유령 아파트'로 전락했다. JB자산운용의 매입 규모는 단지 대부분이며 금액으로는 약 6000억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JB자산운용은 대구 수성레이크 우방 아이유쉘 288가구를 매입한 '제이비와이 에스케이 제2호 CR리츠', 경남 양산 '한신더휴' 미분양 275가구를 확보한 '제이비와이 에스케이 제3호 CR리츠', 전남 광양 '가야산 한라비발디 프리미어' 275가구를 인수한 '제이비 제1호 CR리츠' 등에 대한 등록 절차를 이미 마친 상태다. 경주 반도유보라(163가구 확보·확대 예정)를 사들이는 CR리츠는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JB자산운용 관계자는 "시공사가 직접 출자한 리츠도 있지만, 대구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의 경우 외부 투자자가 섞여 있는 구조"라며 "이미 확정된 리츠 이외에도 추가로 1~2개 이상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구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처럼 1000가구에 육박하는 대규모 단지가 CR리츠를 통해 해소되면 단순 통계상 수치 감소를 넘어 시장 심리에 전환점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R리츠 시장이 커지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악성 미분양 매입사업(올해 3000가구·내년 5000가구)과 함께 지방 건설·부동산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6월 말 기준 전국 악성 미분양은 2만6716가구로, 23개월 만에 처음 전월 대비 줄었다.
연말까지 남은 4개월 동안 CR리츠 매입 규모는 누적 3000가구를 넘어설 전망이다. 서류만 제대로 갖추면 한 달 이내로 등록 절차를 모두 완료할 수 있을 정도로 정부는 사업의 발 빠른 진행을 지원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 주택 약 7만가구 중 CR리츠가 2000가구를 흡수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매입 비중이 훨씬 높다"며 "3000가구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전체 악성 미분양의 10% 이상을 흡수해 미분양 해소와 건설사 유동성 확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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