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속 '올드타이머' 삭제논란…트럼프도 가세
"정체성 지켜야" 여론에 백기…로고 변경 철회
미국의 유명 레스토랑 체인 크래커배럴(Cracker Barrel)이 창립 50여 년 만에 추진한 로고 교체 작업을 단 일주일 만에 철회했다.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리브랜딩 논란이 확산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26일(현지시간) CNN,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크래커배럴은 성명을 내고 "고객들이 보여주신 목소리와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새 로고는 폐기하고 기존의 '올드 타이머(Old Timer)' 로고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배우고 고객과 직원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친숙한 '올드 타이머' 삭제 논란
크래커배럴의 기존 로고에는 브랜드명 왼쪽에 나무통(배럴)과 그 통에 기댄 채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작업복 차림의 남성이 등장한다. 허셜 삼촌으로 알려진 이 인물은 회사 창립자 댄 에빈스의 삼촌을 묘사한 것으로 '올드타이머'로 불린다.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한 전문가를 뜻하는 말로 우리말에서 쓰이는 외래어 '베테랑'과 의미가 유사한 이 캐릭터는 남부 시골 가게의 정취를 담아낸 상징이었다.
그러나 새 로고에서 이 인물이 빠지고 단순화된 디자인이 공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정체성을 버렸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특히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들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의 일환으로 남성을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 "원래 로고로 돌아가라"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그는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크래커배럴은 기존 로고로 되돌아가야 한다.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실수를 인정하고 회사를 더 잘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만 하면 수십억 달러어치의 공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쉽지는 않지만 좋은 기회"라며 "크래커 배럴을 다시 한번 승자로 만들 때"라고 덧붙였다.
크래커배럴은 1969년 설립돼 현재까지 미국 전역에 660여개 매장을 운영한다. 전통적인 남부 가정식과 기념품 판매로 유명하며 이름은 1900년대 초 시골 가게에 있던 '크래커 나무통'에서 유래했다. 당시 주민들이 나무통 주위에 모여 잡담을 나누던 풍경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았다.
회사는 이번 논란에 대해 "크래커배럴에 대한 애정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우리는 고객 목소리를 듣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새 로고는 사라지지만 '옛 로고'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기존 로고 유지 방침을 확고히 했다. 트럼프는 로고 철회가 확정된 뒤 다시 글을 올려 "팬들이 매우 감사해하고 있다. 앞으로 돈도 많이 벌고 무엇보다 고객을 행복하게 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로고 변경 계획 이후 12%나 곤두박질쳤던 크래커배럴의 주가는 변경 계획 취소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3% 올랐다고 CNN은 전했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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