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날 리사 쿡 Fed 이사 전격 해임
Fed 재편 노골화…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
美 달러화, 30년물 국채 가격 하락
27일 엔비디아 실적·29일 PCE 물가 주목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26일(현지시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전격 해임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우려에 달러 가치와 미 국채 초장기물(30년물) 가격은 약세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47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5포인트(0.03%) 하락한 4만5268.97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86포인트(0.09%) 내린 6433.4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1.073포인트(0.19%) 떨어진 2만1408.219에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쿡 이사를 해임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이는 Fed 112년 역사상 최초의 이사 해임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근거로 "금융 사안과 관련한 기만적이고 범죄일 수 있는 행동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쿡 이사는 "법적 해임 사유도, 해임 권한도 없다. 사임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법원에 해임 명령 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뜻을 시사한 것이다.
그동안 금리 인하를 줄곧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Fed 재편 시도를 노골화하자 시장에 경계감이 퍼졌다. 이에 미 경제에 대한 중장기 신뢰도를 반영하는 달러와 초장기물 국채 가격은 하락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 대비 0.19% 하락한 98.135를 기록 중이다.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금리는 미 30년물 기준으로 전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오른 4.91%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Fed가 금리 인하 지지 성향 인사들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에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보다 3bp 내린 3.69%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AJ 벨의 러스 몰드 투자 이사는 "채권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Fed에 계속 관여하고 독립성을 위협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며 "쿡 이사 축출 움직임은 미 대통령이 자신의 사고방식에 더 부합하는 이사로 교체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29일 미 상무부가 발표할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쏠리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난 22일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신중한 어조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 발표되는 물가 지표라 주목도가 높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의 7월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9%로, 6월(2.8%)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5개월 만의 최고치다. 9월 인하 가능성은 높지만 연내 총 인하폭을 놓고는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물가가 예상에 부합할지가 관건이다.
인공지능(AI) 슈퍼스타인 엔비디아의 27일 실적 발표도 주요 관심사다. 28일에는 델과 마블이 실적을 공개한다.
바이털 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설립자는 "당장은 시장이 쿡 이사에 대한 뉴스를 꽤 빠르게 극복하고 엔비디아 실적, PCE 물가, 일자리에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Fed의 독립성은 논쟁의 여지 없이 훼손되고 있고 이 과정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목별로는 일라이 릴리가 4.59% 강세다. 회사측이 비만 치료제 임상 시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AMD는 트러이스트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하면서 1.87% 상승 중이다. 에코스타는 AT&T가 특정 주파수 대역 사용권은 230억달러에 매수한다는 소식에 77.42% 급등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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