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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이 남긴 과제]⑥'더피' 닮은 까치호랑이 배지 주당 1000개만 생산…산업화·수출화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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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5억6000만원 매출을 기록한 국립중앙박물관 뮷즈 '까치호랑이 배지'는 지금 가장 구하기 힘든 인기 상품이다.

이번 열풍으로 한국이 글로벌화할 수 있는 뮷즈 품목이 충분히 있다는 점이 입증됐지만 체계적인 생산 능력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

박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까치호랑이 배지 같은 수탁상품의 경우 재단은 업체와 협의해 생산 확대를 모색하고 필요시 자금을 지원해 공급 안정화를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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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인기에 까치호랑이 배지 판매 급증
7월에만 5억6000만원 매출 기록
상반기 전체 판매량의 80배 넘어서

국립중앙박물관 방문객도 역대 최다
유홍준 관장 달항아리 소개에 매기 강 감탄
박물관 소장품 상품화로 수요 대응해야

[케데헌이 남긴 과제]⑥'더피' 닮은 까치호랑이 배지 주당 1000개만 생산…산업화·수출화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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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5억6000만원 매출을 기록한 국립중앙박물관 뮷즈(뮤지엄 굿즈) '까치호랑이 배지'는 지금 가장 구하기 힘든 인기 상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등장하는 캐릭터 '더피'를 연상케 하는 이 상품은 직원 수 2명에 불과한 소기업 '집현전'이 제작하고 있다. 글로벌 팬덤의 폭발적 관심이 쏠렸지만 주당 1000개 생산이 한계인 영세 구조 탓에 국내외 소비자 모두 없어서 못 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케데헌 흥행은 한국 전통 문화유산을 활용한 뮷즈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지만 동시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도 드러냈다. 중소 제작사 중심의 생산 기반과 제도적 공백이 맞물리며 공급난이 반복되고 있다. 산업화·수출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상반기 판매량 80배를 한 달 만에…물 들어왔는데 노가 없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까치호랑이 배지는 지난 7월 3만8140개가 팔리며 5억5876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상반기 전체 판매량(465개)의 80배를 넘어선 수치다. 10차 예약판매까지 조기 매진됐고 연말까지는 오프라인 매대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흥행 효과는 국립중앙박물관 방문객 증가로도 이어졌다. 지난 7월27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주간 방문객 수는 26만9503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해외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관람객도 많이 찾지만 정작 현장에 와도 인기 굿즈를 손에 넣기 힘든 역설적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8월 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8월 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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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핵심은 생산 능력이다. 제작사 집현전은 수작업 비중이 큰 공정 구조와 협력 공장 계약 문제로 증산이 쉽지 않다고 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공모를 통해 집현전이 기획·제작권을 확보한 상품인 만큼 지식재산권(IP)과 제작 권한도 업체에 귀속돼 있다. 재단은 유통·홍보만 담당할 뿐 생산을 직접 조율할 수 없는 구조다. 재단 관계자는 "까치호랑이 배지는 작년 공모에 선정된 상품이라 IP는 업체가 가지고 있고, 재단은 그 업체에서만 납품받고 있다"며 "선정된 업체 말고 다른 업체와 거래할 수는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까치호랑이 배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공모에서 선정된 '갓잔'은 지난 7월 240개가 팔려 987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미 품절 상태다. '갓 브로치' 등 다른 인기 아이템도 줄줄이 품절되거나 배송이 지연되고 있으며 일부 상품은 2차 시장에서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대부분 1인·영세 기업이 참여하다 보니 업체가 감당할 수 있는 생산량이 한정적"이라며 "수요가 있을 때 맞춰주고 싶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단기간에 공장을 늘리기도 어렵고 품질 관리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요는 세계적, 생산은 영세…뮷즈 산업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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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에 힘입어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한 '더피' 인형은 높은 인기를 얻었지만 아쉽다는 평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은품 수준에 불과하다" "애니 속 귀여움이 사라졌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특히 애니메이션 속 더피 캐릭터 위에 앉아 있는 까치가 아예 빠지면서 "호작도의 전통적 의미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부 팬들은 중국산 모조품이 오히려 원작 구현도가 높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는 오히려 한국 전통 문화유산 기반 굿즈가 글로벌 팬덤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콘텐츠임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다시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문화계에선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작품 가운데 상품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더 많이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케데헌을 연출한 매기 강 감독은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유홍준 관장과 함께 전시를 둘러봤다. 달항아리 앞에서 유 관장이 "달항아리는 왕 사발 두 개를 이어 만든 것으로, 둥그스름하지만 완벽한 원은 아니다"고 설명하자, 강 감독은 "그런 디테일이 있는지는 몰랐는데 새롭게 느껴진다.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감탄했다. 그만큼 뮷즈의 산업화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생산 기반과 유통 구조가 따라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예방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메기 강 감독(오른쪽)이 유홍준 관장과 함께 디지털 실감영상관에서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예방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메기 강 감독(오른쪽)이 유홍준 관장과 함께 디지털 실감영상관에서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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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황을 계기로 수요 폭증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매뉴얼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열풍으로 한국이 글로벌화할 수 있는 뮷즈 품목이 충분히 있다는 점이 입증됐지만 체계적인 생산 능력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 박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까치호랑이 배지 같은 수탁상품의 경우 재단은 업체와 협의해 생산 확대를 모색하고 필요시 자금을 지원해 공급 안정화를 도모한다. 그러나 현 상황을 보면 급작스러운 수요 폭발에는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재단은 앞으로 상품별 수급 안정화 방안과 수요 폭증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실효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생산 인프라 확충과 유통 구조 개선 등 체계적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생산 인프라 확충과 유통 구조 개선 등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한국 뮷즈 산업은 세계적 기회를 눈앞에서 놓칠 수 있다는 경고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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