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오명' 탈피 노력에도
바가지·위생·서비스 민원 잇따라
제주 관광산업 회복세에 찬물 우려
'바가지 요금' 논란 등으로 내국인들로부터 외면받던 제주도가 여름 성수기 반등에 성공하며 관광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바가지·위생·서비스 관련 민원이 잇따르면서, 어렵게 살아난 관광 수요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체계적인 대응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외면받던 제주도의 화려한 '부활'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제주 관광시장이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이후 내국인 수요가 줄며 침체를 겪었지만, 올해 여름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26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126만7344명으로, 전년 동기(119만9685명) 대비 5.6% 늘었다.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입도 관광객은 99만341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6만2082명)보다 3.3% 증가했다.
특히 지난 7일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에 따르면 올해 7~8월 항공권 예약 순위 1위는 제주도가 차지했다. 일본(2위), 베트남(3위), 중국(4위), 태국(5위) 등 해외 인기 여행지를 모두 앞질렀다.
다시 고개 든 '불만' 민원
하지만 회복세와 동시에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7~8월 휴가철 제주도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에는 해수욕장 시설 이용료 통일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내용부터 숙소·박물관·대합실의 위생 문제, 버스 이용 불편까지 다양한 내용이 게시됐다.
23일 한 관광객은 '해수욕장 파라솔 바가지'라는 제목으로 "파라솔 비용을 2만원으로 알고 갔는데, 이곳에선 3만원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제주도가 지난 5월 도내 모든 지정 해수욕장의 편의시설 대여료를 파라솔 2만원, 평상 3만원으로 통일하겠다고 밝힌 기사를 첨부하며 "2만원으로 정했다고 하는데 이곳에선 버젓이 3만원을 받고 운영한다.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방문객은 비양도 대합실 화장실 악취 문제를 지적했고, 일부는 버스 에어컨 곰팡이 냄새와 박물관 전시물 관리 부실을 짚었다. 혼자 제주도를 찾은 한 관광객은 "대부분의 식당이 1인 손님을 거절했다"며 불편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용객이 많은 터미널 정류장이 좁아서 사람들이 햇빛을 맞으며 밖에 서 있어 아쉽다는 의견, 성수기에는 공항버스 배차를 늘려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반짝 반등 아닌 '지속 회복'을 위해
최근 제주도는 바가지 이미지 탈피 등 관광 신뢰 회복을 위해 행정과 관광업계, 마을회 등이 대승적 차원에서 과거보다 반값이나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고, 도 차원에서 대대적인 홍보까지 벌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통일 지침이 지켜지지 않거나, 사소한 불편이 관광객 불만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국 주요 관광지에서 '바가지 논란'이 반복되는 만큼, 제주도가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어렵게 살아난 회복세가 다시 꺾일 수 있다"며 "가격뿐 아니라 서비스·위생 관리까지 종합적인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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