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화제의 '본탄아메'…日 콘서트·영화관 필수품으로
조선사탕이 원조…지역 과자공장에서 영감받아 생산
"껍질째 먹는 일본 젤리, 직접 먹어봤습니다."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주 등장하는 일본 젤리인데요. 겉에 식용비닐이 감싸져 있는 옛날 젤리가 인기를 끌고 있죠. 킨조제과의 킨조젤리부터 많은 젤리가 유행 중인데, 가장 근본으로 꼽히는 것이 이 '본탄아메(ボンタン飴)'입니다. 탄생 100년이 된 역사가 오래된 젤리인데요. 요즘 이 옛날 젤리가 의외의 용도로 일본 젊은 세대들에게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SNS에서도 주목받은 일본 껍질 젤리, 본탄아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거슬러 가면 조선사탕이 원조
일본어로 아메(飴)는 사탕을 뜻합니다. 본탄은 요즘 우리나라에도 들어오는 과일 포멜로를 일컫는 말입니다. 본탄이나 분탄으로 부르는데, 외국에서 가고시마를 통해 일본에 전래했다고 합니다. 이 본탄은 과육이 시고 쓴 맛이 있기 때문에, 가고시마에서는 본탄 속껍질을 설탕에 절여 보존력을 높인 '본탄즈케(文旦漬け)'를 오래전부터 먹어왔다고 해요.
본탄아메는 1925년 지금 판매하는 세이카식품의 전신 '가고시마 과자'에서 만들게 됩니다. 당시 기업은 사탕뿐만 아니라 물엿 제조도 하고 있어서 물엿으로 '쵸센아메(朝鮮飴·조선사탕)'을 만들었다고 해요. 조선사탕이라니 뭔가 특이하죠? 가고시마현 인근 구마모토현의 명물인데, 물엿을 젤리 같은 형태로 만들어 녹말가루에 묻힌 것입니다. 긴 직사각형 모양으로 생겼는데요. 여기에는 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이것은 원래는 보존력이 좋다는 뜻으로 '쵸세이아메(長生飴·장생사탕)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임진왜란 당시 일본 장수 가토 기요마사가 한반도 출병 때 이를 가지고 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후 비슷한 발음의 쵸센아메, 조선사탕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여하튼 이 직사각형 형태의 쵸센아메를 공장 직원이 가위로 잘게 잘라서 놀고 있던 것을 가고시마 과자 창업주가 보게 됩니다. 이를 보고 '잘게 자른 모양의 젤리를 만들자'라는 힌트를 얻게 됐다고 해요. 여기에 현지 특산물인 본탄의 향과 맛을 입히고 캐러멜 형태로 만든 것이 본탄아메의 시작입니다. 옛날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며 만들다 보니 여전히 물엿, 설탕, 찹쌀을 반죽으로 사용한다고 해요. 우리나라에도 옛날 추억의 문방구 과자로 유명했던 '오부라이트'가 있었습니다. 입에서 녹는 필름 같은 시트를 겉에 감싸 만들어 '껍질 채 먹는 젤리'로 불리곤 했습니다.
MZ사이에서 품귀현상…'화장실 참는 젤리'로 유명
이 젤리는 올해 출시 100주년을 맞았는데, 일본에서 다른 용도로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바로 '본탄아메를 먹으면 화장실을 가지 않을 수 있다'라는 것인데요. 화장실에 다녀오기가 여의찮은 콘서트장, 영화관 등에 방문할 때 이것을 챙기면 화장실 가는 일을 참을 수 있다며 젊은 세대 필수품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일부 매장에서는 '본탄아메 품절'을 내거는 등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는데요.
실제로 지역언론 서일본신문에서 대학생 10명을 데리고 강의 전 물을 마시고 본탄아메를 먹은 집단, 물만 마신 집단을 비교해봤는데 10명 중 7명이 "본탄 아메를 먹었을 때 화장실을 더 늦게 갔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다만 이 7명 중 5명은 이미 "본탄아메가 화장실 가고 싶은 기분을 없앤다는 소문을 이미 들은 적이 있다"고 했는데요. 플라시보 효과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완전히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본탄아메가 물엿, 찹쌀 등 당과 탄수화물을 주재료로 하고 있는데, 이것들은 물 분자와 결합해 몸 안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된다고 합니다. 수분을 더 저장하기 쉬워지기 때문에 소변이 되는 양을 이론적으로는 줄일 수는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젤리를 몇 개 먹었다고 해서 얼마큼 효과가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하네요.
원래 본탄아메 유행 전에는 찹쌀떡이나 카스테라같이 당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화장실을 잘 안 가게 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해요. 연장선상에서 주목받은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있네요. 여하튼 단순히 틱톡 유명 간식인 줄 알았는데, 생각한 것 이상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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