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젤렌스키 회담 글쎄"…평화협상 기대감 낮춘 트럼프

빠른 종전 담판 및 낙관론 유보
두 남자 사이 "싫어하는 감정 상당"
러 "정상회담 계획 없어…의제 있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만남을 낙관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그들(두 정상)이 만날지 모르겠다"며 기대감을 낮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과의 정상회담 후 진행된 취재진 문답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양국 정상이) 만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그들이 만나야 한다고 나는 항상 말했다. 나와 만나기 전에, 아마도 합의에 이르기 전에 그들이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사이에 깊어진 감정의 골도 정상회담의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둘이 잘 지낸다고 하기는 어렵다. 두 남자 사이에 싫어하는 감정이 상당한 것 같다.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며 "하지만 일단 둘이 만나는 것부터 보고 싶다"고 했다.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가 참여하면 그들은 좋아할 것"이라며 "내가 참여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두고 봐야겠지만 그 둘이 먼저 차이를 해소해냈으면 좋겠다. 결국 그 둘 사이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1∼2주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드러날 것이고 그 지점에서 내가 매우 강력하게 개입할 것"이라며 "내가 거기 있어야 한다면 거기 있을 것인데 합의가 이뤄지거나 안 이뤄지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5일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양자 회담이 2주 이내에 열릴 수 있다고 예고했었다.

그 사흘 뒤에는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주요국 정상이 모여 전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 등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 힘든 합의 조건을 다시 거론하면서 양국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통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4일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한 의제가 준비되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그런 의제는 전혀 준비되지 않고 있다"면서 "회담을 열기 전 먼저 의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이번 주 회동해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AP·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