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트럼프 통역 이연향
李 대통령과의 회담에도 등장
오바마·바이든 때도 정상 통역
보수·진보 정권 가리지 않고 쓰임
2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역으로 익숙한 얼굴인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이 등장했다. 한국계인 이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통역으로 활동해 주목받은 인물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에서 이연향 미국 국무부 통역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통역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이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긴 발언을 노트패드에 받아 적어가며 막힘없이 한국어로 옮겨내 능숙한 통역 실력을 선보였다. 국무부 안에서 '닥터 리(Dr. Lee)'라 불리는 이 국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정상의 세 번째 만남 때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과 귀 역할을 했다. 이 국장은 작년 한미경제연구소(KEI) 초청 대담에서 당시 경험을 "놀랍고 흥분되는 일"이자 "비현실적"이라고 회고했다.
이 국장은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방한,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회담 등 보수·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미국 정상들의 주요 외교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이 국장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영웅"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2년 토니 블링컨 당시 국무부 장관은 국무부 통역국 업무를 소개하는 영상에서 이 국장에 대해 "국무부 외교통역팀의 정말 필수 멤버로 우리는 그녀와 팀 없이는 업무를 할 수 없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연세대 성악과를 나온 이 국장은 결혼 후 전업주부로 살다가 친구 권유로 1989년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시험에 합격했다. 실력을 인정받아 1996년 몬트레이 통번역대학원 교수로 부임했다. 이 국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미 국무부 한국어 통역관으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2004년 귀국해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지만 2009년 국무부로 복귀한 후로는 쭉 통역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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