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평균 활동률 크게 밑돌아
우리나라 면허 간호사 53만여명 중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동하는 인력은 6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고용노동부의 '지역별 고용조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면허 간호사 수는 52만7000여명이지만 의료기관 및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간호사는 32만3000여명에 불과하다고 25일 밝혔다.
나머지 20만4000여명은 의료 현장을 떠난 '유휴 간호사'로, 이는 2019년 15만9000여 명 대비 28.3%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 6월 기준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는 전체 면허 간호사의 51.04%에 그쳐, OECD 평균 활동률(68.2%)을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숙련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주요 원인으로 ▲과중한 업무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보상 체계 ▲경력 단절 후 복귀 어려움 등을 지적한다.
정부와 간호계는 간호법 제정을 계기로 유휴 간호사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간호인력지원센터를 통한 재교육 과정 확대, 야간근무 수당 추가 지급, 교육전담간호사제 도입, 인권 침해 예방 매뉴얼 마련 등 제도적 보완책이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법제화하는 개정안이 상정되며, 인력 배치 개선 논의가 본격화됐다.
다만 단순히 신규 인력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숙련된 경력 간호사들이 다시 현장으로 복귀해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맞춤형 재교육 및 실습 기회 제공 ▲시간제·파트타임·탄력 근무제 도입 ▲장기근속 인센티브 마련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과도한 업무 부담과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 데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간호법 개정을 통한 적정 인력 배치, 폭언·폭행 방지 시스템 구축, 충분한 휴게 시간 보장 등이 병행돼야 간호사들이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협 관계자는 "유휴 간호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간호사 인력난 해소와 국민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숙련된 간호사들이 부담 없이 현장에 복귀하고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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