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음주율 50%…지난해보다 10%포인트↓
"주류 업계 큰 압박"
무알코올 맥주·저도주·하드셀처 집중
미국에서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로 젊은 세대의 음주가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주류 기업들은 무알코올 맥주와 저도주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에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최근 갤럽 조사 결과 현재 음주 가능 연령의 미국인 가운데 술을 마시는 비율은 54%로 집계됐다. 이는 1939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술을 마시는 이들도 섭취량이 절반가량 줄었다.
미국의 음주 문화가 달라지면서 2016년 이후 음주가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18~34세 젊은층의 음주율은 지난해 59%에서 약 10%포인트 감소해 올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35~54세와 55세 이상 연령대의 음주율도 각각 56%로 각각 10%포인트, 5%포인트 하락했다. 감소세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음주 빈도 역시 줄었다. 20년 전만 해도 일주일간 평균 5.1잔을 마셨던 조사 참여자들은 이제 2.8잔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변화는 미국 최대 주류 제조사들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실제 주류 대기업들의 최근 실적 발표에서는 일제히 판매량 성장 둔화가 확인됐다.
미국 주류기업 몰슨쿠어스와 코로나 유통사 컨스텔레이션 브랜드(STZ)는 각각 7%와 3.3%의 판매량 감소를 기록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 1위의 맥주 제조사 안호이저부시 인베브 ADR(BUD)과 보스턴비어컴퍼니도 각각 1.9%, 0.8% 소폭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큰 압박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개빈 해터슬리 몰슨쿠어스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한 애널리스트는 "소비자 행동이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소비자 신뢰나 행동에서 개선을 보지 못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맥주보다 잘 팔려"…주류업계, 무알코올 맥주로 활로 모색
이같은 흐름에 따라 주류업계도 '비욘드 비어(Beyond Beer)'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담배업계가 금연·대체 제품으로 활로를 찾았듯, 무알코올 맥주와 저도주, 하드셀처(탄산수와 술을 결합해 만든 저도주) 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안호이저부시는 코로나 세로(Cero) 등 무알코올 맥주 매출이 33% 증가하며 코로나, 미켈롭 울트라, 버드와이저 등 주력 상품의 성장률(5.6%)을 크게 앞질렀다고 밝혔다. 컨스텔레이션은 코로나 무알코올 제품이 미국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서 두 번째로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스턴비어컴퍼니는 무알코올·저도주를 포함한 '비욘드 비어' 제품군이 전체 판매량의 85%를 차지하며 맥주·와인·증류주를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짐 코치 보스턴비어컴퍼니 공동창업자는 "3년 전만 해도 술 외의 제품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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