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치 1.5조 도시 된 성수동
정원오 성동구청장 "도시재생 대표적 성공사례"
기업 늘자 법인세 184% 증가
방문객 카드 매출도 274% 늘어
한때 쇠퇴한 준공업지역이었던 이곳이 10년 만에 ‘천지개벽’의 상징적 도심으로 부상했다. 10년 전인 2014년 4365억원이던 이 지역의 경제적 가치는 지난해 1조5497억원으로 3.5배 증가했다. 2018년 6만명이던 외국인 방문자는 지난해 300만명으로 6년 만에 50배 늘었고, 올 상반기 이미 300만명을 넘어서 올해 6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업 본사도 대거 이전하거나 새로 생겨 법인 수는 2만개에 육박하고, 종사자도 12만4923명으로 51% 늘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지난 10년간 경제적 가치와 도시경쟁력에서 괄목할 만한 변화를 기록했다. 성동구는 대규모 재개발이 아닌 도시정체성 보존을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 정책을 추진했는데, 이런 정책이 지리적 이점과 맞물리면서 도시의 DNA가 성공적으로 뒤바뀐 것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역 정체성과 지속가능성을 양립한 도시재생 정책이 실질적 경제 효과로 이어졌다”며 “성수동은 사람이 모이면 기업이 오고, 기업이 오면 도시가 성장한다는 모델을 보여주는 대표적 성공 사례”라고 했다.
도시재생의 성공은 통계가 입증했다. 성수동의 변화를 ‘성동 빅데이터센터’에서 종합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성수동의 경제적 가치는 1조5497억원으로 10년 전보다 1조1132억원 상승했다. 도시재생에 투입된 예산이 1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년간 경제적 효과가 100배 이상 창출된 셈이다.
성수동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 수도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2018년 6만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방문자는 지난해 300만명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내국인 방문자 역시 31% 늘어 올해 2620만명을 기록했다. 성수역 지하철역 승자인원은 2015년 1871만명에서 지난해 3213만명으로 71% 증가했다.
방문객 증가는 소비 매출로 이어졌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객 카드 매출은 2384억원에 달해 2014년(637억원) 대비 1747억원 증가했다. 지역경제 선순환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성수동으로 사람이 몰리자 기업도 뒤따라 들어왔다. 성수동 내 사업체 수는 2014년 1만751개에서 2023년 1만9200개로 78% 늘었고, 종사자는 51% 증가해 12만4923명에 달한다. SM엔터테인먼트, 크래프톤 , 무신사, 쏘카, 현대글로비스 , 클리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성수동에 둥지를 틀었다. 법인 관련 세입도 급증해 2014년 법인세 규모는 3727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조588억원으로 184%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사회적기업은 24개에서 129개, 소셜벤처기업은 12개에서 297개로 증가했다. 구는 크리에이티브x성수 축제, 소셜벤처 엑스포(EXPO) 및 소셜혁신 경연대회 등 사회적경제 행사 개최로 직접 매출 발생, 파생소비 등 지난해 연간 969억원의 경제적 효과도 만들어 냈다.
자산 측면에서도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성수동의 공시지가는 2014년 ㎡당 321만원에서 지난해 680만원으로 123% 증가했다. 또한, 구가 지난 10년간 성수동에 확보한 건물 및 토지는 77건, 취득 당시 회계기준가액만으로도 1576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건물을 민간 건물 신축에 따른 공공기여(기부채납)로 확보했다.
성동구는 “도시재생의 핵심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붉은 벽돌 건물 보존과 이를 다양한 혁신공간으로 되살리는 전략에 있었다”며 “이와 함께 사회적경제기업 및 소셜벤처 육성,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대책 등 지속가능한 성수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도시재생과 기업 유치 정책이 지역 발전, 소득 증대, 일자리 창출, 세수 확대 등의 지속가능한 선순환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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