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어 '슈퍼쇼 10' 서울 KSPO돔 성료
사흘간 3만명 동원…"우리는 현재진행형"
"멤버 수 나이만 합쳐도 거의 360살이에요. 평균 나이 40세가 넘는 현존하는 아이돌 최고령 그룹이죠. 15년 됐을 때 '너희 끝났다' '늙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쟤네 안 될 거야'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오늘 무대를 보고 나면 '저러다 30년 더 하겠어'라고 느끼실 겁니다."
슈퍼주니어 리더 이특은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농담이 섞인 인사에 공연장은 환호로 가득 찼다.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린 '슈퍼쇼10' 마지막 날. 1만 관객이 푸른 응원봉을 흔들며 떼창을 이어갔다. 사흘간 이어진 공연에는 총 3만명이 운집했다. K팝 원조 한류 아이돌답게 중화권을 비롯한 해외 팬도 많이 모였다.
데뷔곡 '트윈스'(Twins)로 문을 열었다. 이어 '유'(U), '너라고', '블랙 슈트', '야야야'(MAMACITA)를 연이어 불렀다. 규현은 "이 무대를 위해 일주일간 술도 끊었다"고 말했다. 공연은 '슈퍼맨', '너 같은 사람 또 없어', '파자마파티', '로꾸거!!!', '미인아'로 이어졌다. 멤버들은 '너로부터' 무대에서 객석으로 내려가 팬들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눴다.
'쏘리 쏘리' 록 버전에서는 가장 큰 함성이 터졌다. 리듬에 맞춰 터지는 폭죽과 화려한 조명이 분위기를 띄웠다. '돈 돈' 무대가 끝나자 팬들이 합창으로 려욱의 생일을 축하했다. 려욱은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오늘 태어났다"고 화답했다.
멤버들은 공연에 직접 참여해 공을 들였다. 은혁은 퍼포먼스를, 신동은 VCR 연출, 이특은 관객 인터랙티브 기획, 예성은 스타일링 아이디어, 희철은 악기 연주 등을 담당했다. 22일 공연은 일본·영국 등 14개 지역 극장에서 실시간 상영(라이브뷰잉)됐고, 23~24일 공연은 비욘드 라이브 및 위버스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공연 도중 규현은 발목을 접질렸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근육이 놀란 상태"라며 "규현의 공연 참여 의지가 강해 남은 무대는 춤은 추지 않고 참여했다"고 밝혔다. 무대에서 규현은 "오늘 춤과 라이브를 다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서울에서 어떻게든 제 무대를 다시 보여드리고 싶다. 아픈 척하는 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관객을 안심시켰다. 그는 공연이 끝난 후 병원 검진을 받을 계획이다.
이날 무대를 위해 희철은 출연 중인 예능까지 중단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능인으로 살다 보니 아이돌 모드를 잊고 있었는데, 20주년 무대에 모든 것을 바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특은 "슈퍼주니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이특은 그룹의 가장 큰 위기로 2007년 교통사고를 떠올렸다. 그는 "규현의 사고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화장실에서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말했다. 당시 사고로 규현은 갈비뼈 골절 등으로 나흘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신동·이특·은혁도 함께 병원에 이송됐다. 규현은 "그때 멤버들이 '앞으로 아무리 힘들게 해도 다 참겠다'고 했지만 결국 참지 않았다"며 농담을 덧붙였다.
공연은 '메리 유'(Marry U), '행복'에 이어 앙코르곡까지 포함해 무려 4시간 동안 이어졌다. 슈퍼주니어는 이날 30곡 이상 소화하며 장시간 무대를 채웠다. 신동은 "무대 말미에 갑자기 뒷골이 당겼다"고 농담을 하며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특은 "행복했던 순간도, 아팠던 순간도 많았다. 그 모든 시간을 팬들과 함께했기에 오늘 우리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2005년 데뷔한 슈퍼주니어는 20년 발자취를 돌아보며 앞으로 기약했다. 규현은 "처음 공연장이 잡혔을 때 못 채우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공연 사흘 동안 시야 제한석까지 모두 채워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30주년까지 무조건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려욱은 "많은 사람이 모여 저희 20주년을 기념해줘서 감사하다. 슈퍼 쇼 11까지 하길 바랐는데, 그 꿈이 곧 이뤄질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은혁은 "내년 3월까지 16개 도시에서 24회 투어를 이어가며 30만명 관객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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