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체 성인 44% "직접 시켜본 적 있어"
외식업계 "저소득층 이탈 본격화"
미국에서 외식 비용이 계속 오르자, 식당에서 성인이 어린이 메뉴를 주문하는 사례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간단한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새로운 선택지를 찾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BS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성인 응답자의 약 44%가 '식당에서 어린이 메뉴를 시켜본 적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지속되는 물가 상승과 불투명한 경기 상황 속에서 지출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통 어린이 메뉴는 일반 메뉴보다 양은 적지만, 가격은 훨씬 낮다. 이러한 구성은 최근 식비 부담을 체감하는 성인들에게 충분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패스트푸드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외식업체들도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미국 대표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와 웬디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아침 시간 매출이 부진하다"며 "물가 부담이 늘어난 저소득층 소비자의 발길이 줄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외식비는 지난 1년 동안 약 3.9% 상승했다.
패스트푸드 업계, 세트 가격 낮추며 대응
이와 맞물려 맥도날드는 가격 인하를 골자로 한 '특가 메뉴' 정책을 준비 중이다. 논란이 됐던 18달러(약 2만5000원)짜리 빅맥 세트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본사는 대응에 나섰다. 내달부터 미국 매장 세트 메뉴 가격을 단품 합산가보다 15% 낮게 책정해 판매할 계획이다.
예정된 신메뉴로는 8달러짜리 '빅맥·맥너겟 세트'와 5달러 아침 메뉴가 포함돼 있으며, 본사는 가맹점과 협의해 재정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해당 조치는 SNS에서 퍼진 고가 세트 메뉴 논란이 여론에 악영향을 미치자 취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CEO는 "고물가로 인해 매장 방문을 줄인 고객 중 상당수가 저소득층이었다"며 "이들을 다시 찾는 것이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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