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이사장, 외교부 기자단과 간담회…"북한, 원한다면 협력 가능"
김민석 국무총리는 21일 방한 중인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나 국제보건에 대한 기여를 평가하고, 한국 바이오 기업과의 협력에 감사를 표했다.
김 총리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게이츠 이사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한국 바이오 기업의 우수한 역량과 게이츠재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게이츠재단 한국사무소 개소를 통해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 바이오 기업의 백신 및 진단기기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게이츠재단과의 협력을 이어나가자"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게이츠재단의 국제협력 노하우와 경험을 적극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의 국제보건 기여를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고, 김 총리는 "인류보건에 기여하기 위해 글로벌 보건기구에 대한 기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김 총리는 한국 정부가 2022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세계 바이오 서밋'을 언급하며, 이 행사가 보건 분야의 세계적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게이츠 이사장이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관련해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게이츠 이사장은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가 새로운 ODA 전략을 갖춰, 예산을 증액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ODA 중 파급력이 큰 것은 국제다자보건기구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UN)은 원조 공여국들의 ODA 예산을 국민총소득(GNI) 대비 0.7% 수준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0.2%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은 (원조)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된 굉장히 독특한 국가"라며 "놀라운 경제적 발전을 이뤄냈고 이제는 아주 강력한 민주주의도 갖춘 나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가 (한국과 같은) 발전 여정을 보인다면 더이상 바랄 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 국제개발처(USAID)를 폐지하면서 국제적 원조 위축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게이츠 이사장은 "트럼프 행정부, 미 의회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삭감됐던 예산이 많은 부분 복원돼 실제 감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북한을 지원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북한은 저소득 국가이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보건기구들과 함께 (지원)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은 독특하게 빈곤국이지만 그런 협력을 하지 않기로 선택한 국가라서 일반적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향후 한국 재방문 계획에 대해 "한국에도 재단 사무소를 만들려고 하고, 한국의 기술력과 게이츠재단 파트너십에 대해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2~3년마다 한국에 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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