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운영 야구단 순위경쟁
SSG랜더스 3위, 롯데자이언츠 4위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살얼음 승부
구단 운영비, 모기업 지원 등 닮은꼴 행보
올해 프로야구가 팀당 144경기를 하는 정규시즌의 종반을 향해가고 있다. 최종 5위까지 진출하는 가을야구 티켓을 따내기 위한 중위권 싸움이 치열하다. 유통 맞수로 불리는 롯데(롯데자이언츠)와 신세계 (SSG랜더스) 그룹을 대표하는 팀들의 순위 싸움도 각축이다. 업계 라이벌의 첫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화두다.

지난 5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3회 말 1사 1, 2루에서 롯데 레이예스가 우중월 3점 홈런을 치고 3루 베이스를 돌며 세리머니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올해 정규시즌 일정의 80% 안팎을 소화했다. 전날까지 SSG의 순위는 3위, 롯데는 4위다.
롯데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선두권을 넘볼 만큼 큰 격차로 3위를 지켰으나 최근 10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지 못해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두 팀의 순위는 게임 차 없이 SSG가 승률에서 불과 0.001차로 앞선 상황이라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매일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할 수 있다. 공동 5위부터 8위까지 다른 팀과의 격차도 1.5~3경기에 불과해 가을야구 티켓을 따내려면 매 경기가 총력전이 될 전망이다.
롯데는 2017년 이후 8년 만, SSG는 2023년 이후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넘본다. SSG가 2021년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재창단한 이후 두 팀이 나란히 가을야구에 나선 적은 없었다.
유통 각 분야에서 매일 경쟁하는 기업답게 야구단 운영에서도 롯데와 신세계그룹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장 구단주의 관심부터가 남다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시즌 중 자이언츠의 홈과 원정경기를 현장에서 관람하며 선수단에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지난해 승진 이후 발길이 뜸해졌으나 이전까지 수시로 랜더스 경기를 직관했다. 재계 관계자는 "소속 구단의 시즌 성적에 따라 임원 회의 분위기가 바뀔 만큼 구단주들의 야구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야구단 경영 성적표는 롯데가 우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자이언츠의 매출액은 7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억6000만원에서 118억원으로 상승했다. 그룹 계열사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늘고, 홈경기 관중 동원과 상품 판매 등을 통한 수익이 증가한 결과다. 지난해 롯데자이언츠가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거둔 매출은 291억원으로 전년(261억원) 대비 30억원가량 늘었다. 입장료 매출은 174억원으로 32% 신장했고, 상품 매출은 41억원으로 78% 뛰었다. 올해도 롯데는 전날까지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많은 관중 127만명을 모았다.
랜더스를 운영하는 신세계야구단은 지난해 매출이 61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55%가량 감소했다. 당장 이마트와 그룹 계열사로부터 나오는 지원금이 전년 245억원에서 216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 크다. 선수단 운영비도 337억원으로 전년 295억원보다 14.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롯데의 선수단 운영비는 291억원으로 2023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관중 수도 SSG가 적은데 올 시즌 랜더스의 누적 관중 수는 전날까지 99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구단은 선수 유니폼과 헬멧, 경기장 간판 등에 후원사 로고를 새기고 그 대가로 모기업을 통해 전체 매출의 35~40%가량을 지원받는다. 다만 내수 침체 여파로 그룹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체 매출 대비 지원금 비중은 해마다 축소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야구단 성적이 좋으면 이와 연계한 감사제나 할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소비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등 무형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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