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빌 게이츠 접견
3년만에 방한 빌 게이츠
"글로벌 아동 사망 줄이기, 韓바이오 산업 기여 부탁"
李 "지구 위한 공동활동 경의"
이재명 대통령이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접견하고 재단의 보건 활동에 경의를 표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세계 아동 사망자 숫자를 줄이기 위한 목표를 소개하며 한국 바이오산업의 기여를 부탁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만나 "빌 게이츠 이사장은 저도 메일 쓰는 윈도를 개발해서 세상 사람들이 창문을 통해서 세상을 보게 했다"며 "이제는 백신 개발 등 인류를 위한 공공재 개발에 나섰다고 하는데 참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구 전체를 위한 공동 활동에 대해서 경의를 표하고 대한민국 정부도 최대한 함께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게이츠 이사장에게 "한국 정부도 차세대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관심이 많다"며 "소형원자로를 개발하는 국내기업이 많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게이츠 이사장이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전력 수요 증가에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뒤 나왔다.
게이츠 이사장은 아동 사망자 숫자를 줄이기 위한 목표를 소개하며 한국의 노력을 부탁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2000년에 5세 이하 아동의 연간 사망자 수는 1000만명이었지만 현재 500만명 이하로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20년 동안 이 숫자를 연간 200만명 이하로 줄이고자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어 "한국이 이 분야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며 "첫 번째는 바로 한국의 혁신적인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의 바이오 사이언스 제품들은 경이로운 수준"이라면서 "10년 전까지만 해도 아주 작았던 이 산업들이 너무나 크고 중요한 산업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기금과 재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2000년대 이후 세계 보건 활동에서 있었던 중요한 변화로 아이들을 위한 백신 기금, 후천면역결핍증(HIV)·말라리아·결핵 해결을 위한 글로벌 펀드를 꼽았다.
게이츠 "2000억달러 쓸 것, 韓 기여해달라"
또 게이츠 이사장은 "얼마 전 재단 창립 2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제가 가진 모든 재산, 재단의 모든 기금을 20년 안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2000억달러 정도 되는 자산을 쓰게 될 것이고, 주로 세계 보건 분야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 변화를 두고서는 게이츠 이사장은 "지정학적인 변화도 있었고 AI와 같은 기술적인 변화도 있었다"면서 "현재의 전략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한국이 솔루션 개발 과정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거의 유일하게 세계 복지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한 한국이 글로벌 보건 개선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줄 것을 희망한다"면서 "AI 과학기술의 등장과 함께 발전과 진보도 있지만 의료서비스 분야의 비용 상승이나 저소득 국가에서 차별이 우려된다. 다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한편 게이츠 이사장은 이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잘 나누라"라고 덕담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슬기롭게 잘 대화하겠다"고 화답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인 게이츠 이사장은 20일 입국했다. 게이츠 이사장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재단을 통해 기후변화를 비롯해 빈곤 퇴치, 보건 등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저소득 국가 백신 보급 프로젝트를 위한 한국 제약사와의 협업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이 대통령 접견에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와도 서울공관에서 면담할 계획이다. 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도 출석해 그간 재단이 추진해 온 글로벌 보건 사업을 소개하고 한국과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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