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한국' 검색, 계엄 사태 때보다 많아져
"韓문화 열풍에 뷰티·푸드·엔터주 재평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구글 검색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한 주간 전 세계에서 '한국'(Korea) 검색량은 2022년 말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케데헌'이 공개된 지난 6월 20일 이후 '한국' 키워드 검색량은 거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구글 검색량에 나타난 한국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직후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재 검색량을 100으로 보면,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주(1∼7일) 검색량은 99였다.
'한국 음식'(Korean Food) 검색량도 케데헌 공개 후 75% 증가하는 등 사상 최고 수준이다. 작품 속 등장인물이 김밥, 라면은 물론 순대, 설렁탕, 냉면, 과자 등을 먹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영화 속 주인공 루미가 김밥 한 줄을 통째로 베어 무는 장면을 따라하는 '김밥 챌린지'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한류 콘텐츠 인기에 K푸드·뷰티·관광 수혜 기대
케데헌 열풍이 K푸드(음식)를 비롯해 각종 한국산 제품 구매 및 관광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이 흐름에 올라타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농심 은 신라면과 새우깡 등 일부 제품의 국내외 포장에 극 중 걸그룹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 호랑이 더피 등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인다. 극 중에서 헌트릭스 멤버들이 먹는 컵라면에 신라면의 '매울 신(辛)' 대신 '귀신 신(神)'이 적혀있는 등 농심 브랜드를 연상시킨 것이 이번 협업의 배경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도 케데헌을 주제로 한 갤럭시 테마를 다음 달 12일까지 무료 배포하며 마케팅에 나섰다.
화장품 업계도 케데헌의 경제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케데헌이 유행인 만큼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화장품도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관광 업계도 케데헌 속에 녹아든 한국 문화에 흥미를 느낀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케데헌에는 북촌 한옥마을이나 남산 타워 등을 연상시키는 서울 대표 명소가 등장하고, 한복을 입고 공연을 하거나 피로를 풀기 위해 대중목욕탕에 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실제 올해 국립중앙박물관 외국인 관람객은 7월 말 기준 약 2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었고, 영화에 등장한 '까치 호랑이' 배지 등 '뮷즈(MU:DS)' 상품도 품절 사태를 맞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케데헌'으로 대표되는 한국 소프트파워 확산이 국내 화장품·음식료·엔터테인먼트 종목 주가의 재평가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K팝,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의 확산은 단순 문화 소비를 넘어 한국 방문 수요를 자극한다"면서 "관광객이 늘어나고 외국인이 화장품을 구매하거나 길거리 음식을 체험하며 소비를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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