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측 "건강상 이유로 출석 어려워"
특검, 건진법사 전성배 구속영장 청구
양평고속도로 관련 용역업체 압수수색
이준석, 포렌식 참관 위해 특검 출석
김건희 여사가 20일 자신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건강상 이유로 자필 사유서를 내고 조사에 불출석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오는 21일로 다시 소환통보를 할 방침이다. 김 여사가 특검팀 소환에 불응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08.12. 사진공동취재단
19일 박상진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내일 10시 조사 예정이었으나 오늘 오후 1시50분께 서울남부구치소로부터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내용의 불출석사유서를 제출받았다"며 "내일 조사는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오는 21일로 다시 날짜를 정해 소환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 측은 우울증 등으로 수면과 식사가 어려워 짧은 간격으로 연속 조사가 쉽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김 여사가 영장실질심사 이후로 식사를 못 하고 있다"며 "건강상 이유로 출석이 어려울 것 같아 자필사유서를 구치소 통해서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처음으로 특검팀에 소환된 김 여사는 지금까지 세 차례 조사에는 모두 응해왔다.
지난 12일 김 여사를 구속한 특검팀은 14일과 18일 조사에서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캐물었으나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구속 전 이뤄진 조사에서 김 여사 측은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했으나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이후에는 일관적으로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오전까지 공천개입 의혹 조사를 마치고 오후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다음 조사에서는 해당 의혹에 대한 신문과 함께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전망이다.
'통일교·공천 청탁 의혹' 건진법사 구속영장 청구
이날 특검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에 대한 첫 소환조사 하루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특검보는 "청탁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전성배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날 조사에서 전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 우려가 크고 주거지가 여러 차례 변경된 점을 볼 때 도망 우려도 있다고 판단했다. 전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건희 씨에게 각종 청탁을 전달한 창구로 지목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8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로 들어가고 있다. 2025.08.18 윤동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전씨는 2022년 4~8월께 통일교 측으로부터 '김건희 여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과 교단 현안 청탁을 받은 후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해준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관련자들로부터 기도비 명목의 돈을 받고 공천 관련 청탁을 김 여사 등에게 전달해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양평고속도로 관련 업체 압수수색…'도주' 이기훈 긴급 공개수배
아울러 특검팀은 이날 오전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증거은닉 혐의로 설계 용역업체 사무실과 직원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은 윤석열 정부가 양평고속도로 종점을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바꿔 특혜를 주려 했다는 내용이다.
또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기훈 웰바이오텍 회장 겸 삼부토건 부회장에 대해 국가수사본부에 긴급 공개수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그림자 실세'로 지목된 이 부회장은 지난달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뒤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오후 디지털 포렌식 참관을 위해 특검팀에 출석했다. 앞서 지난달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당내 공천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이 대표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대표 측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몰랐다는 취지로 반박해온 바 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