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코프 특사, CNN 인터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집단방위 형태의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고 스티브 위트코프 미 특사가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지난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가 (러시아로부터) 얻어 낸 양보는 다음과 같다"며 "미국이 (나토 헌장) 제5조와 유사한 보호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싶어하는 진짜 이유"라며 "러시아가 이에 동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나토 헌장 제5조는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이를 전체 동맹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 대응한다는 집단방위 조항이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러시아와의 휴전 조건으로 강력한 안전 보장을 요구해 왔다. 미국은 그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엔 선을 그어 왔지만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식 안전 보장을 제공하고 러시아의 동의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를 환영하며 "EU는 우리의 몫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평화협정이 법제화될 때 (러시아가) 다른 영토를 침범하지 않고, 다른 유럽 국가들의 주권을 훼손하지 않도록 러시아 연방 내에서 입법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향후 평화협정 체결 여부는 "우크라이나의 동의 여부에 달려 있다"는 미국 측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영토 교환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없이는 논의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합의 없이 회담은 마무리됐다. 그는 이후 "(합의는) 젤렌스키에게 달려 있다. 합의하라"라고 촉구하며 평화협정 체결의 공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넘겼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휴전 대신 평화협정을 요구하는 러시아의 태도가 종전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을 만나 후속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회담 결과에 따라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정상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러시아와 큰 진전이 있었다"며 "계속 지켜봐 달라!"라고 강조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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