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품위유지 의무 위반 소지 지적
현 국가대표 양궁 선수가 지난 대통령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등 극우 성향의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복적으로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연합뉴스는 2025년도 리커브 양궁 남자 국가대표 장채환(33)이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극우 성향의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여러 건 올렸다고 보도했다.
그는 투표소 안내문을 배경으로 손등에 기표 도장을 두 차례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투표는 본투표 노주작, 비정상을 정상으로, 공산 세력을 막자 멸공'이라고 적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확정을 알리는 이미지를 올리며 '중국=사전투표 조작=전라도=선관위 대환장 콜라보 결과 우리 북한 어서 오고~ 우리 중국은 쎄쎄 주한미군 가지마요'라고 적기도 했다. 이외에도 장채환은 지난 대선은 부정선거이며 결과가 조작됐다는 취지의 릴스 게시물을 여러 건 게시했고, 극우 성향의 SNS 계정을 팔로우하기도 했다. 팔로우 명단엔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행보가 논란이 되자 장채환은 문제의 게시물을 모두 내리고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장채환이 국가대표 신분으로 극우 성향의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올린 행위는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의 '품위유지'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규정을 보면 국가대표 선수는 '국가대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삼가고 국민에게 자랑스러운 국가대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나와 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사안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SNS 사용과 관련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주의를 줬다"라고 전했다.
장채환은 지난 3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올해 국가대표가 됐다. 다만 국가대표끼리 경쟁하는 최종 평가전에서는 4위 안에 들지 못해 광주 세계선수권대회나 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 출전을 하지 못한다.
한편 여자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도 지난 5월 SNS에 남긴 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캐리어 가방 사진과 함께 "이기야"라는 글을 올렸다. '이기야'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설 자리 등에서 흔히 쓰던 동남 방언을 조롱할 목적으로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주로 쓰는 단어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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