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시켜 수상 노림수
노벨위 관할 국가 인사에 직접 접촉
미·러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고려해달라는 의사를 은근히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알래스카 회담의 성과로 평화 중재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정치적 포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는 14일(현지시간) 노르웨이 경제지 다겐스 나링슬리브와 로이터 등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재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무역과 관세 협상을 논의하는 동시에 노벨평화상에 대한 자신의 기대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을 지낸 노르웨이의 저명한 정치인인 스톨텐베르그 장관은 이 통화가 "총리와의 회담 전 사전 협의 차원에서 관세 및 경제 협력을 다룬 것"이라면서 노벨상에 대한 언급 여부에는 즉답을 피했다. 노벨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수상자를 선정해 오는 10월 발표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노벨평화상 수상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은 이미 널리 퍼져 있다.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이후 소셜 미디어와 공식 브리핑 등에서 노벨평화상에 대한 자신의 자격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NBC방송에 따르면, 지난 6~7월 사이에는 노벨상 관련 언급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가) 한 달에 한 번꼴로 평화 중재 사례를 강조했다"며 "이미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노벨상 집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는 2018년 한 기자회견에서 "모두들 내가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하지만, 직접 얘기하지는 않는다"며, 상보다는 "세계 평화"가 우선이라는 뉘앙스를 내보냈다. 이후에도 UN 총회 및 기자회견 자리에서 "노벨이 공정하게 주어졌다면 내가 받을 거다"라며 수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왔다.
뿐만 아니라, 과거 오바마 대통령의 수상을 비판하며 자신이 그보다 더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급진 좌파 노벨상 위원회가 나에게는 상을 주지 않는다" "내가 오바마보다 더 자격이 있다"고 강조한 대목은 노벨상을 향한 그의 집착을 보여준다.
이번 알래스카 회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트럼프가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노벨평화상을 전략적으로 노리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국제무대에서 실질적 성과 없이 포상만 노린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면 시어도어 루스벨트, 우드로 윌슨, 지미 카터, 버락 오바마에 이어 상을 받은 다섯 번째 미국 대통령이 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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