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관련 의혹 둘러싼 갈등 고조
멜라니아 "발언 철회하라" 최후통첩
헌터는 욕설로 응수…논란 확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을 상대로 초대형 명예훼손 소송을 예고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멜라니아 여사 측은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한 헌터의 발언을 "완전히 조작된 허위 주장"이라며 철회를 요구했지만, 헌터는 이를 무시하며 노골적인 욕설까지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차남 헌터를 향해 명예훼손 소송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AFP연합뉴스
연합뉴스는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이런 논란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 측 법률대리인은 헌터에게 보낸 경고 서한에서 "명백한 허위 사실에 기반한 모욕적 주장으로 여사의 명예와 사생활이 심각하게 침해됐다"며 법적 조치를 경고했다. 특히 손해 배상 요구 규모는 무려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달한다.
논란의 시작은 헌터가 영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이 멜라니아를 트럼프에게 소개했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기소된 직후인 2019년 뉴욕 교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물이다. 생전에 미 정·재계 고위층과 폭넓은 인맥을 자랑했던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과거 사적으로 교류한 바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엡스타인이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만남을 주선했다는 발언을 사과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했지만 헌터는 "엿 먹어라"라며 거부했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헌터는 해당 발언의 출처로 언론인 마이클 울프를 언급했다. 울프는 앞서 몇 차례 트럼프 관련 저서를 통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트럼프 측은 그를 "거짓말을 기사로 쓰는 저질 작가"라고 비판해왔다. 해당 내용을 보도한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멜라니아 측의 법적 대응 예고 이후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헌터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15일 공개된 한 영상에서 그는 "발언을 철회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알파벳 'F'로 시작되는 욕설이 섞인 막말로 멜라니아 여사의 소송 위협을 정면으로 일축했다. 영상에서 헌터는 "그딴 경고엔 신경도 안 쓴다"고 말했다.
트럼프 부부는 1998년 뉴욕의 한 패션쇼 사교 모임에서 지인을 통해 처음 만났다는 입장이다. 엡스타인과는 "과거 사적으로 알았을 뿐, 멜라니아와의 만남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멜라니아 여사 측의 공식 설명이다.
정치적 상징성이 짙은 두 인물 간의 갈등은 단순한 명예훼손을 넘어선 '정치 가족 간 충돌'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미국 언론은 "트럼프와 바이든, 두 전 대통령 간의 그림자가 가족 간 법적 다툼으로 번진 셈"이라며 향후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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