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
인구 1만명당 1.59명 사망
영국의 6.6배, 독일의 5.5배
우리나라 건설업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 10대국 평균의 두 배를 넘어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선진국으로 꼽히는 영국의 6.6배, 독일의 5.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15일 최수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2023년 OECD 경제 10대국 건설업 사고 사망만인율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건설업 사망률은 인구 1만명당 1.59명으로 OECD 10대국 평균(0.78명)의 2.04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캐나다(1.08명), 3위는 미국(0.97명)이었다. 이어 이탈리아(0.92), 스페인(0.72), 일본(0.68), 호주(0.34), 독일(0.29) 순으로 사망만인율이 높았고, 가장 낮은 국가는 영국(0.24명)이었다.

지난 6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들이 작업자가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에 빠진 사고가 발생한 경기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4일 미얀마 국적의 30대 남성 근로자 A씨가 지하에 설치된 양수기 펌프가 고장을 일으키자 점검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가 감전 사고를 당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연합뉴스
전 산업 전체를 비교해도 한국은 상위권에 머물렀다. 국내 전 산업 사망률은 인구 1만명당 0.39명으로 캐나다(0.50명) 다음으로 높았고 OECD 10대국 평균(0.24명)의 1.6배였다. 영국(0.04명)의 9.8배, 독일(0.07명)의 5.6배, 일본(0.13명)의 3배 수준이다.
건설업 사망률은 조사 대상 10개국 모두 전 산업 평균보다 높았다. 평균적으로 3.25배인데, 한국은 4.08배로 이 격차가 특히 컸다. 영국은 격차가 6배로 가장 컸고, 일본(5.23배), 이탈리아(4.60배)가 뒤를 이었다. 이 수치는 건설업이 세계적으로도 타 산업보다 위험도가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전체 산업의 안전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건설업 안전 지표도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영국·독일·호주처럼 전 산업 사망률이 낮은 국가는 건설업 사망률도 낮았다.
최수영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옥외 작업 비중이 높고 고령 근로자가 많으며 공정이 복잡해 위험 요인이 많다"며 "산업 특성에 맞춘 맞춤형 안전관리 체계 강화와 타 산업보다 많은 안전 투자로 안전 수준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어 "가정·학교·산업 현장을 아우르는 전 생애주기 안전 문화 혁신이 이뤄져야 선진국 수준의 안전 지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산업 차원 전략과 함께 국가 차원의 종합적 전략도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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