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갤러리 꽉 채운 7m 높이 폭포의 웅장함...박대성 화백 '화여기인' 展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박대성 화백, 리안갤러리 대구서 개인전
7m 높이 폭포 작품 선봬
대표작인 버드나무 작품도 다수
연초록 버드나무와 만월의 동양적 정서 그려

"내가 그림이 될 수 있고, 그림이 내가 될 수 있다." - 소산 박대성

14일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만난 박대성 화백(80)은 백발이 성성했으나 자세가 곧고, 눈빛이 살아 있었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독학으로 체득한 한국화 기법은 '소산 수묵'이라는 독자 영역을 구축했다. 그에게 예술을 신성한 의식에 가깝다. "마음을 닦고 다스려, 맑고 부끄러움이 없는 삶의 태도를 실천해야 비로소 붓도 제자리에 간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예술의 완성된 경지"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이번 전시명 '화여기인(畵如其人)'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림이 곧 사람이다"라는 뜻은 인간과 작품을 동일시하는 박대성의 철학을 오롯이 전달한다. 그런 16점의 한국화 작품을 선보인다.

14일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박대성 화백이 자신의 '폭포' 작품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서믿음 기자

14일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박대성 화백이 자신의 '폭포' 작품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서믿음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전시장 1, 2층에 걸쳐 내걸린 7m 높이의 '폭포' 작품이다. 리안갤러리의 높은 층고에 걸맞게 박 화백이 맞춤형으로 그린 그림이다. 두 개의 폭포가 세차게 내려와 꽂힌 바닥에는 작가가 직접 고안한 한글체가 정갈하게 적혔다. 김 화백은 "세종대왕의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도 못할 한문 말고, 한글만 쓰기로 맹세했다"고 설명했다.


박 화백이 대형 작품에 눈을 뜬 건 1973년 대만 고궁박물원에서 만난 송·원·명의 대작을 접하고부터다. 박 화백은 "당시 그림들이 나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그때부터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소산 수묵의 특징은 검은 먹색에 색채감을 더해 동양화의 밋밋함을 보완했다는 점이다. "누군가 '너는 왜 (그림을) 시꺼멓게 해가지고 와서 사라고 하냐'고 하더라. 그래서 색을 좀 넣기 시작했다"며 "학교(정규 미술 교육)를 못 다녔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4일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박대성 화백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서믿음 기자

14일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박대성 화백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서믿음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이번 전시에는 박 화백의 대표작인 버드나무 그림이 대거 출품됐다. 동양적 배경에 화폭을 가득 메운 연초록의 버드나무 뒤편으로 언제나 둥근 달이 커다랗게 내걸린다. "이른 봄에 버들이 가장 먼저 핀다. 자연의 생동감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달은 한 민족이 모두가 좋아한다. 태양은 그런 맛이 안 난다"고 설명했다.

전시를 기획한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는 "박대성 화백의 차이는 생명력이다. 다른 동양화에서 느낄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가 뿜어져나온다"며 "면을 꽉 채운 채색은 서양화보다 더 정교하다. 그 아름다움이 너무 커 리안에서 처음으로 박 화백의 개인전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경주 솔거미술관에 작품 830점을 기증했던 박 화백은 연세대 송도 캠퍼스에 추가 기증을 계획 중이다. 박 화백은 "주변에서 하도 현대미술 거리길래, 궁금해서 미국의 미술관과 박물관들을 돌아다니는데, 네임판에 기증자들의 이름이 쫙 적힌 걸 봤다. 그걸 보고 나도 (기증을) 실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LACMA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에서 한국인 최초로 전시회를 열고, 8곳의 현지 미술관에서 순회전을 개최하며 크게 주목받은 박 화백은 내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전시를 계획 중이다. 세계로 뻗는 그의 작품을 살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18일까지 이어진다.

박대성 화백은 누구?

1945년 경북 청도 출생으로 현재 경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주 '솔거미술관'은 박대성 작가의 기증 의사로 건립이 추진된 공립미술관으로 약 830여 점의 작품을 기증받아 2015년에 설립됐다. 박 화백은 대한민국미술대전을 1969년부터 8년 연속으로 입선했고 1979년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 2020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작품은 미국 LACMA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을 비롯해 다트머스 대학교 후드 미술관(Hood Museum of Art at Dartmouth College),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미술관(San Francisco Asian Art Museum), 휴스턴 미술관(Museum of Fine Arts, Houston, MFAH) 등의 해외미술관에 소장됐다. 국내에선 국립현대미술관(과천), 대전시립미술관 및 부산시립미술관, 호암 미술관, 청와대 등에 소장됐다.





대구=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