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침수 도로서 하수구 뚫어
수도권에 이틀 사이 최대 300㎜의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막힌 하수구를 맨손으로 뚫은 한 시민이 누리꾼의 찬사를 받고 있다.
1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을 종합하면,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는 "멋진 시민의식, 존경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한 여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이 촬영된 곳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하철 3호선 화정역 인근이다. 여성은 도로 옆 인도에 쪼그려 앉아 있으며, 맨손으로 하수구를 뒤지며 낙엽 등 이물질을 꺼내고 있다. 그의 주변에는 흙탕물이 역류하고 있지만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이다.
해당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만 2만개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맨손으로 저런 일을 하시다니, 대단하다", "저분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영웅", "우리 동네인 것 같은데 영광이다" 등 찬사를 보냈다. 일각에선 "하수구에 맨손을 집어넣었다가 다칠 수 있다. 걱정된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최근 경기 서북부엔 큰비가 내렸다. 파주시는 13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최대 317.5㎜의 비가 쏟아졌다. 이 외에도 인천 옹진(289.6㎜), 인천 중구 운남(288.5㎜), 경기 동두천 하봉암(276.5㎜), 경기 연천 청산(275㎜), 경기 김포 고촌(270.5㎜), 서울 도봉(268㎜), 인천 강화(242.9㎜) 등 인천과 경기를 중심으로 거센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수도권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서는 깊이 2~3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하는가 하면, 파주시 적성면 적성교차로는 도로가 침수돼 한동안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열차가 멈춰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교외선 의정부역부터 대곡역 구간에는 전날 오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 신고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날 오전 경기 부천 지역의 집중호우로 인해 지하철 1호선 부천역과 중동역을 잇는 구간이 잠시 중단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폭우는 14일 오후부터 차차 약화해 밤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소강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경기 남부, 충남 등 일부 지역에선 15일까지 강수가 이어질 수 있다. 비가 그친 뒤 광복절 연휴부터는 찜통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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