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틸렌 수요-공급 격차 최대 420만t
韓, 항만 접근성과 품질 장점으로 수출 확대
공급 확대 압력은 뚜렷…年 수백만t 늘어날 듯
중국으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에틸렌은 대부분 중국 동해안에 인접해 있는 석유화학 기업들로 향한다. 중국의 에틸렌 수급은 나라 전체로 봤을 때는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지역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중국 동쪽 석화기업들은 에틸렌 공급이 부족하다. 우리나라에서 수출되는 에틸렌이 이들에게 '틈새 공급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2500만t 규모의 대대적인 신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물류망 개선에 속도를 내면 이 틈은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14일 중국 석유화학협회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CIS 등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에틸렌 수요는 최대 6100만t에 달한다. 에틸렌 생산능력은 현재 5100만t 정도다. NCC(나프타분해시설)을 포함한 에틸렌 생산시설 가동률이 86%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제 생산량은 4386만t에 머물러 수요를 밑돈다. 생산과 수요 차이가 많은 지역은 중국의 화동·화남 해안권이다. 폴리에틸렌(PE), 에틸렌옥사이드(EO), 폴리염화비닐(PVC) 등 다운스트림 대형 수요지가 밀집한 이 지역은 내륙 신규 설비의 물류 한계로 인해 단기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산 에틸렌이 공백을 메우는 보완재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4위 에틸렌 생산국으로, 여수·대산·울산 등 대형 석화단지에서 상하이·닝보·광저우 등 중국 해안권 항만까지 2~5일 내 운송이 가능하다. 고순도·고품질 제품 비중이 높아 고부가 유도체 생산에 적합한 장점도 있다. 정기계약과 스폿 거래를 혼합한 형태로 거래된다. 그러나 이런 경쟁력은 나프타 등 원재료 시황에 민감하게 좌우되는 만큼 안정적인 장기 수출 기반으로 보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중국은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시노펙,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 사빅(SABIC) 등 국영·글로벌 메이저 기업은 2030년까지 19개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매년 수백만t 규모의 신규 생산 능력을 추가하고 있다. 이는 2021년 중국이 자급률 100% 달성을 국가 목표로 내건 이후 가속화된 흐름으로, 최근 5년간 20곳 이상의 신규 기지가 착공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국회미래산업포럼 자료에서 "중국발 신증설로 인해 과거처럼 사이클 하락기 후 자연스러운 업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