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프뷰티, 중국 생산 구조에 관세전쟁 부담
순익 감소에 주가도 반토막
성공적 M&A로 4개월만에 주가 회복

팝가수 저스틴 비버의 아내이자 모델인 헤일리 비버. 스킨케어 브랜드 '로드' 립밤을 허리띠와 휴대폰 케이스에 소지한 모습. SNS 홍보 이미지. 헤일리 비버 SNS.
미국 10대들이 많이 찾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화장품 엘프뷰티의 주가가 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반토막 난지 4개월만에 원래의 주가로 회복 중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 유예 조치를 90일 더 연장한데다 엘프뷰티가 팝가수 저스틴 비버의 아내이자 모델인 헤일리 비버의 스킨케어 브랜드 '로드'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면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관세전쟁에 반토막, 협상 시작 후 반등…롤러코스터 주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엘프뷰티 주가는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전장대비 4.55% 상승한 116.75달러를 기록했다. 4월16일 연중 최저치 49.95달러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4개월만에 133% 상승해 연초 주가인 122.99달러에 근접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중국에 대한 관세 유예 조치를 90일 추가 연장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주가는 안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가 그동안 반토막 났던 것은 엘프뷰티 화장품이 75%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미중 관세전쟁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엘프뷰티는 올해 4~6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9%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30% 줄어든 3330만달러(약 461억원)를 기록했다. 엘프뷰티 측은 "중국산 제품에 최대 5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며 "관세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연간 매출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엘프뷰티는 이달 1일부터 전체 상품에 대한 가격을 1달러씩 인상하며 관세전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타랑 아민 엘프뷰티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가격이 인상됐음에도 우리 상품의 75% 이상은 10달러 이하로 구성돼 있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서 나오는 낙관론…"로드 인수 효과 과소평가"
엘프뷰티가 지난 5월 10억달러(약 1조3845억원)에 인수한 스킨케어 브랜드 로드의 효과도 기대할 만 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로드는 2022년 설립 이후 헤일리의 인기에 힘입어 주요 화장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 순 매출은 2억1200만달러(약 2935억원)다. 로드를 등에 업은 엘프뷰티는 세계 최대 화장품 종합매장인 세포라에도 입점했다. 헤일리도 로드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로 남아 SNS 홍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2022년 헤일리 비버가 화장품 브랜드 '로드'의 광고모델로 나온 모습. 헤일리가 만든 로드는 지난 5월 엘프뷰티에 10억달러(약 1조3845억원)에 매각됐다. 헤일리는 엘프뷰티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로 남아 로드 홍보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로드 홈페이지
원본보기 아이콘모건스탠리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엘프뷰티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114달러에서 134달러로 올렸다. 엘프뷰티가 최근 인수한 로드에서 발생할 이익이 과소평가됐고, 향후 미중 관세전쟁이 완화되면 2분기 실적부터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도 엘프뷰티에 대한 투자의견을 최근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121달러로 유지했다. 도이체방크는 "엘프뷰티의 장기전망이 변화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관세 문제로 인한 매출과 이익 감소 우려가 과하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또한 기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35달러를 유지했다.
투자 전문기업인 베어드의 존 테넌 매니징 디렉터는 CNBC에 "엘프뷰티의 로드 인수와 세포라 입점에 따른 수익은 예상보다 클 것"이라며 "앞으로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란 관점에서 엘프뷰티가 관세 문제로 발생한 악재를 해결하는 모습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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