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 마포 성결교회 권사
'봉이 김선달' 언급, 불교계 발끈
관계 개선하며 종정 스님 법명 지어줘
■ 방송 :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시)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교회 권사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대한기독교 나사렛성결교회에 다닌다. 그런데 진제 전 조계종 종정으로부터 '지산(智山. 지혜로운 큰 산)'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정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된 뒤 종교와 관련해 처음 방문한 곳이 조계종 총무원이다. 지난 8월11일 정 대표를 만난 진우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은 "자기감정을 잘 절제하고 애증(愛憎.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을 막으면 명백히 통하고 법이 바로 선다"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감정을 빼고 탕평 인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불교계와 정 대표는 애초 악연이었다. 2021년 10월5일 문화재청 국정감사장에서 정 대표는 '통행세' '봉이 김선달'을 언급했다. 사찰이 받는 관람료를 '통행세', 관람료를 받는 사찰들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했다. 불교계는 발끈했다. 일부 스님은 국회 입구, 정 대표의 지구당 사무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했다. 당시 정 대표는 "이러다 말겠지"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불교계의 비판은 날로 커졌다.
종회 의원들은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에는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정 대표는 사과하면서 총무원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입구에서 가로막혀 조계사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조계종 종회 의원들은 민주당 당사를 항의 방문했다. 급기야 조계종은 2022년 1월21일 조계사에서 전국 승려대회까지 열었다. 민주당 입장에서 곤혹스러운 상황으로 사태가 치달았다.
정 대표는 충남 금산에서 태어난 자신이 어릴 적 태고사라는 사찰에 많이 다녔고, 고등학교를 불교재단이 운영하는 보문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며 불교와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경북 문경에 있는 정토수련원에서 4박 5일간 묵언 수행을 했다는 것도 내세웠다. 이재명 대선 후보까지 원행 당시 총무원장 스님을 만나 "과한 표현으로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서 사과드린다"고 했으나, 불교계의 닫힌 마음은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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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정 대표는 두 가지를 꺼내 들었다. 우선 진정성 있는 사과였다. 발로 뛰면서 전국 웬만한 사찰을 직접 찾아가 스님들께 참회했다. 당시 전국 사찰 수십 곳을 방문했다. 이러면서 조계종의 분노가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이 과정에서 진제 전 조계종 종정 스님이 자신을 찾아온 정 대표에게 지어준 법명이 '지산(智山. 지혜로운 큰 산)이다.
다른 하나는 사찰 관람료 관련해 법적인 해결책을 내놓았다.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해 지정문화재 유지 관리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했다. 정 대표는 2022년 4월 문화재보호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주도했다. 그해 5월4일부터 전국 65개 사찰에서 받던 관람료가 사라졌다. 오랜 갈등이었던 사찰관람료 문제가 해결됐다. 불교계와 척졌던 정 대표는 이로 인해 관계를 개선했다. 불교계 한 인사는 "정 대표는 현재 여권 인사 가운데 스님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몇 명 중 한 명이 됐다"고 말했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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