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상춘재 차담·녹지원 산책으로 친교 이어가
양국 전통악기로 구성된 공연 감상하기도…상춘재 친교는 '최고의 예우' 의미
전날엔 청와대 영빈관서 국빈만찬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12일 국빈방문 중인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내외와 청와대 상춘재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차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 내외가 상춘재에서 행사를 갖는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상춘재는 외국 귀빈을 맞거나 비공식 회의 때 사용하는 공간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상춘재에서 공식 행사가 개최된 것은 처음이고, 국빈을 상춘재에 모시는 것은 최고의 예우를 의미한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양국 정상 내외는 양국의 전통악기로 구성된 공연을 감상했다. 한국은 조윤영 여창가객을 비롯한 악사들이 거문고, 양금, 피리, 장구 등이 사용된 '편수대엽- 모란은' 공연을 선보였고, 베트남 국립전통극단은 '단다'라는 베트남 전통악기로 공연을 했다. 또 양국 정상 내외는 '단다'를 직접 시연도 했고, 베트남 당서기장이 이 대통령 내외에게 단다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단다는 진정한 의미에서 자연의 소리"라는 단다의 음에 대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양국 정상 내외는 상춘재 차담과 녹지원 산책을 함께하며 양국 문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하면서 정상 간 우애를 다지는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 간 문화적 친밀감을 언급하면서 "한국과 베트남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앞으로 상생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자"고 했고, 또럼 당서기장은 "양국의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답변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상춘재 차담회는 차를 선호하는 또 럼 당서기장 내외의 기호를 고려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좋은 차는 좋은 친구와 함께 마셔야 더 맛있다'는 베트남 속담을 언급하면서, 또 럼 당서기장 내외와 차를 나누니 친밀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또럼 당서기장 영부인인 응오 프엉 리 여사는 이 대통령 내외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대통령 내외께서 추후 베트남에 방문했을 때도 베트남 전통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전날 국빈만찬에 이어 오늘 상춘재 친교 행사는 양국 정상 내외간 유대와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양국 정상은 11일 정상회담·협력문건 교환식·공동언론발표·국빈만찬, 12일 상춘재 친교 행사 등 다양한 일정을 함께하면서 총 6시간 동안 양국 관계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전날엔 청와대 영빈관서 국빈만찬…베트남 정상 "가까운 시일, 국빈 자격으로 초청"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에는 또럼 서기장과 청와대 영빈관 국빈만찬을 하면서 건배사로 베트남어를 사용해 "신짜오(안녕하세요)"로 시작한 뒤 "쭉슥회(건강을 기원합니다)"로 마무리했다. 또 "아무리 비싼 평화도 전쟁보다는 낫다"면서 "베트남도 이 여정에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또럼 서기장은 "새로운 시대, 베트남 민족이 도약하는 시기에 한국이 함께 걸어가기를 희망한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대통령과 여사님께서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주시기를 정중히 초청 드린다"고 했다.
이날 만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와 최진식 심팩 회장 겸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중견기업 대표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정부에서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정치권에서는 한·베트남 의원친선협회장 출신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자리했다.
아울러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포함해 배우 안재욱, 소설 '아! 호치민' 출간을 앞둔 황인경 작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LCK)'의 첫 외국인 선수인 베트남 게이머 '레이지필' 쩐바오민(DRX) 선수 등도 참석하는 등 각계를 대표하는 66명도 함께했다. 베트남 측에서는 또럼 서기장과 배우자인 응오프엉리 여사를 포함해 응우옌주이응옥 당 중앙감찰위원장, 공안부·국방부 장관 등 55명이 참석했다.
이날 만찬 메뉴는 경북 봉화 특산물을 활용한 퓨전 한식으로 준비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고려 말 한반도에 정착한 베트남 왕자 이용상의 후손인 '화산 이씨'가 한국전쟁 이후 봉화에 정착한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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