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규모가 역대 두 번째로 큰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현실'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캐나다산불센터(CIFFC)가 집계한 올해 산불 피해 면적은 731만8421㏊(약 7만3000㎢)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3년(1850만 ㏊)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피해 규모(1720만3625㏊)다.
캐나다 산불관리기관센터는 전국에서 발생한 470건 이상의 화재를 '통제 불능'으로 분류했다. 특히 심각한 화재는 캐나다의 대초원 지역인 서스캐처원주와 매니토바주에 집중됐다. 올해 캐나다에서 산불로 소실된 면적의 약 60%를 이 두 지역이 차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주민 수만명의 대피도 확인됐다. 서스캐처원주에서는 6700여 가구, 1만70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캐나다 적십자사의 도움을 받아 대피했다. 동부 해안 지역인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의 경우 거센 산불로 여러 도시에 대피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산불 확산세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언급했다. 마이크 플래니건 톰슨리버스대 예측서비스·비상 관리 및 화재 과학 연구 의장은 "이것이 우리의 새로운 현실"이라며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화재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더운 기후가 연료, 죽은 초목, 숲 바닥에서 수분을 흡수해 건조하면서 불이 나기 쉬운 조건을 만든다고도 덧붙였다.
일본 유엔대학이 발간한 2025년 분석 보고서에도 올해 캐나다 산불이 "기후 변화의 엄중한 징후"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봄철의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기온을 평균 대비 2.5도 끌어올렸다"고 언급했다.
존 애버처글루 머세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캐나다의 산불이 국경을 맞닿은 미국 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산불 문제를 국제적인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도 75년 만의 최악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7일 진화된 산불은 약 1만7000㏊(약 170㎢)를 태워, 파리 면적(1만540㏊)의 1.5배 이상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화마는 코르비에르 산악 지역의 15개 마을을 덮치며 가옥 36채를 파괴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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