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년 국내 경제전망 수정'
내년 1.6% 성장, 내수 완만한 회복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다. 건설투자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으며, 대외적으로는 미국발 통상압박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는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완만히 회복되면서 1.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12일 발표한 '2025~2026년 국내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0.8%로, 내년은 1.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월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과 동일한 수치다. KDI는 "올해 건설투자 부진에 주로 기인해 성장세가 0.8%에 그치겠으나, 내년에는 건설투자 회복과 민간소비 완화로 완만한 반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금리 하락세와 소비 부양책, 2회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 등 소비부양책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가율은 올해 1.3%, 내년 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보다 올해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다.
설비투자는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 호조세와 금리 인하 효과로 올해 1.8%, 내년 1.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건설투자는 지난해 -3.3%에 이어 올해 -8.1%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상반기 건설투자가 기존 전망을 하회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정상화 지연, 대출 규제 강화, 안전사고 여파 등으로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며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을 3.9%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내년에는 2.6% 증가하며 부진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라 지난해 6.8% 증가에서 크게 둔화해 올해 2.1%, 내년 0.6%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관세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올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되면서 상품수출 증가율은 올해와 내년 각각 1.2%, 0.2%에 그칠 것으로 봤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은 기존 전망보다 1.6%포인트 상향했다.
경상수지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교역조건 개선으로 대규모 흑자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060억달러, 내년 910억달러 흑자를 예상했으며, 이는 반도체 경기 개선 효과를 반영해 올해 전망치를 140억달러 상향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2.0%, 내년 1.8%로 완만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1.9% 수준으로 전망됐다. 국제유가 전망과 민간소비 상향 조정을 반영해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를 각각 0.3%포인트, 0.1%포인트 올렸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16만명에서 올해 15만명, 내년 11만명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 일자리 규모와 민간소비 전망 상향 등을 반영해 올해 취업자 수 전망을 기존 대비 6만명 늘렸다.
KDI는 대외 위험요인으로 미국과 주요국 간 통상 갈등 심화, 반도체 관세 인상 가능성 등을 지목했다. 특히 대만·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주요 반도체 교역국에 대한 관세 인상 시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PF 정상화 지연과 건설업체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인한 공사 차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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