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7조4274억원·영업이익 1조148억원
강북본부 부지 분양 이익에 AI·클라우드 등 동반 성장
"하반기 호실적 계속될 것…단통법 폐지 영향 미미"
KT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분기 기분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인데, KT는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간다는 포부다.
KT 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4% 증가한 1조14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5% 증가한 7조4274억원을 기록했다.
통신과 인공지능(AI) 전환(AX) 등 핵심 사업의 성장과 강북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일회성 부동산 분양 이익이 반영된 성과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이번 2분기 실적에 부동산 이익이 반영된 만큼, 추후 영업이익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를 제외한 KT의 2분기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7728억원과 46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9%, 영업이익은 30.6% 늘었다.
2분기 실적을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무선 사업의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조7817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순증한 데 더해 5G 가입자 기반이 확대된 영향이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KT의 5G 가입자는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79.5%에 달했다.
유선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1조3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초고속인터넷은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가입자 1000만을 돌파했고, 관련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미디어 사업은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이 줄었음에도 IPTV 가입자 순증 확대와 프리미엄 요금제 이용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8% 늘었다. 기업서비스 매출은 통신과 AI·IT 사업이 성장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특히 AI·IT 분야는 디자인&빌드(Design&Build)와 클라우드 사업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13.8% 성장했다.
KT 그룹 계열사들도 준수한 실적을 냈다. 먼저 KT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DC)와 클라우드 사업이 동반 성장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3.0% 증가했다. 부동산 자회사 KT에스테이트도 오피스와 호텔 등 임대 부문이 성장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 증가했다. 특히 호텔 부문이 연휴 특수에 더해 프리미엄 객실 중심의 운영 전략이 효과를 봤다.
금융 부문에서는 BC카드가 수익성 강화 전략을 통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지난 6월 말 기준 고객 수 1400만명을 돌파했다. 수신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한 26조8000억원, 여신 잔액은 10.8% 증가한 17조4000억원이다.
KT는 올해 3분기부터 독자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AX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AI 멀티모델 전략 로드맵에 따라 믿:음 2.0을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의 SOTA(State-of-the-Art) 모델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 기반으로 개발되는 GPT 모델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최초로 팔란티어의 프리미엄 파트너사로 선정돼 KT의 클라우드·네트워크 인프라와 팔란티어의 핵심 솔루션을 결합한 한국 시장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보안 역량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보안 체계를 구축하고 전담 인력도 확충한다.
KT의 올해 2분기 분기배당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인상된 주당 600원으로 확정됐다. 배당금은 오는 14일 지급될 예정이다. KT는 이번 분기부터 배당 여부와 금액이 사전 공개되는 '선배당 후투자'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한 2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은 오는 13일 완료할 예정이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통신 본업의 견조한 성장과 그룹 핵심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더해져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차질 없이 이행해 KT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장 CFO는 KT의 하반기 실적에 대해 "올해 2분기에 부동산 관련 일회성 요인으로 큰 실적을 냈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대비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고 보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서비스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좋은 실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이후 이동통신 시장에 과열 경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단통법 폐지 이후 갤럭시 플래그십 신제품이 나왔지만 시장에서 우려할 만한 과열 경쟁은 없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향후 아이폰 등 신제품이 출시된다면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보고 있지만, 경쟁이 장기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5G의 보급률이 80% 이상으로 높아졌고 소비자들의 단말기 교체 주기도 길어졌다"면서 "통신 사업자들도 인공지능(AI)이나 IT 투자와 신규 사업에 전념해야 할 때여서 무선 시장의 경쟁은 장기적으로 치열하게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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