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회사 현직자와 연결해줘
채용 공정성 해치는 행위 논란
회사들, 직원 참여 여부 조사
취업준비생의 선호 기업인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토스) 현직자들이 돈을 받고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첨삭해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각 회사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14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한 업체는 지난달부터 '네카라쿠배당토 이력서 첨삭'이란 이름으로 취업준비생들의 이력서를 첨삭해주는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PM(프로젝트 매니저) 등 특정 직무와 특정 회사에 지원하고 싶은 사람이 서비스를 결제하면 해당 회사의 동일 직무 현직자를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이 같은 서비스 행위는 사규상 겸업·겸직 금지 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채용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이에 기업들도 실제 자사 직원들이 해당 서비스에 참여했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실제 직원이 서비스 제공자 명단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문제 인식 후 즉각 중단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도 "해당 직원이 자신은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았고, 첨삭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실에 문의해 놓은 상태"라고 했다.
다른 기업들도 문제점은 인지하고 있으나 동명이인이 많다는 점과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첨삭에 참여한 직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직자들의 명의가 도용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력서 첨삭 서비스 업체 관리자는 "현직자들의 동의를 받아 실명을 공개하고 서비스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해당 서비스는 내부 검토를 이유로 현재 임시 중단된 상태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회사 소속을 드러내는 부업에 대해 사전에 승인받도록 하고 있으며, 사내에 알리지 않고 진행할 경우 사규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내부 확인을 통해 문제가 확인되면 내부 규정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도 "내부 규정상 이 같은 겸업 행위를 허용하지 않고 있고, 만약 해당 인물이 카카오 직원이 맞는 것으로 밝혀지면 회사 차원의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직원 개인 인적 사항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신고하지 않은 겸업은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사실로 확인되면 규정에 맞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 관계자 역시 "회사 소속을 밝히는 활동은 사전에 공유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문제가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는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행위가 채용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기업 인사부서 출신인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허가를 받고 공개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정 채용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각 기업이 내부 징계 및 조치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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