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거버넌스 보고서]<2편>
시총 상위 20개 식음료 상장사
배당성향·자사주 정책 분석 결과
삼양식품, 주주환원 평가서 낙제점
삼양식품 이 국내 식품·음료 상장사 중 주주환원 정책이 가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닭 신화'로 전 세계에서 K푸드 열풍을 이끌면서 올 들어 삼양식품 기업가치는 1주당 150만원을 웃돌아 '황제주'로 등극했지만 이 회사는 지난해 배당성향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고 자사주 매입·소각 등 직접적인 환원 정책에 대한 계획도 부재했다.
12일 아시아경제가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개 식품·음료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평가지표 10개 항목에 따라 정량·정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삼양식품은 지난해 배당성향은 9.1%였다. 조사 대상 20개 기업 가운데 배당성향이 한 자릿수에 머문 3곳 중 한 곳에 포함됐다. 최근 5개년 평균 배당성향도 11.4%에 그쳤다.
삼양식품은 2013년부터 12년 연속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하며 배당의 일관성을 유지했지만 배당을 확대하는 속도가 순이익의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주환원에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삼양식품은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면서 매 분기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3% 증가한 3442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1265억원에서 2712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는데, 삼양식품의 총배당금은 156억원에서 246억원으로 5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도 매출액이 5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최근 수년간 주식가격이 급등해 최근 주가는 1주당 15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다만 주가 급등에 따라 배당수익률(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비율)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삼양식품의 보통주의 배당수익률은 2022년 1.1%, 2023년 0.9%, 2024년 0.4%로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의 평균 배당수익률 3.05%를 크게 밑돌았다.
삼양식품은 자사주 매입·소각 등 기타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삼양식품은 2022년 2월8일부터 8월8일까지 신탁계약 체결을 통해 약 70억원 규모의 자사주 7만4478주를 취득했는데, 이는 전체 주식의 0.99%에 불과하다.
또 배당은 물론 자사주 관련 정책을 명문화해 공시하고 있지 않았다. 삼양식품은 지난 3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했지만 선 배당액 결정, 후 기준일 확정 제도를 도입해 배당 정책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했다는 내용을 담았을 뿐 자사주 정책 등 직접적인 주주환원 계획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 결과 삼양식품은 이번 지배구조 평가에서 총점 20점 만점 중 8점을 기록해 'D학점'을 맞았다. 특히 배당성향과 주주환원 정책 명문화 여부, 주주제안 수용 사례 존재 여부 등의 항목에서 0점을 받았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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