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석 송파구청장 인터뷰
'송파대로 명품거리 조성' 이어
잠실역사거리도 정원거리로 "롯데와 협의할 것”
"도시, 보행자 중심 녹색도시 돼야"
재개발·재건축 ‘지원행정’으로 바꿔 신속 추진
서울 송파구가 잠실역사거리를 ‘앉아서 쉴 수 있고, 시민들이 오감(五感)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공원 같은 정원거리’로 탈바꿈시키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지난 4일 구청에서 기자와 만나 “잠실역사거리와 롯데월드타워, 롯데백화점 앞 넓은 보도가 그늘과 쉼터를 품은 정원거리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면서 “관련 사업을 위해 조만간 롯데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현재 이곳에는 깔끔한 보도블록이 깔려 있고, 화단이 멋지게 조성돼 있지만 폭염일 때는 걷기 어렵고 앉아서 쉴 곳도 없는 보기만 그럴듯한 옛날식 조경만 존재한다”며 “송파, 잠실을 찾는 시민들이 걷고 싶고, 그늘 아래서 쉬며 거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했다.
“여길 이렇게 두면 안 되겠다”는 서 구청장의 말은 많은 의미를 함축한다. 잠실역사거리는 롯데월드타워, 롯데몰과 같은 대형 상업시설과 석촌호수, 잠실야구장 등 문화·스포츠 인프라가 있어 방문객이 많은데 시민들이 지하로만 오가고, 도시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하철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은 서울지하철 1~8호선 273개 역 중 승하차 인원과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다.
‘잠실역사거리 정원 조성’은 “송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정원도시로 만들어 송파구를 세계적인 명소로 도약시키겠다”는 서 구청장의 두 번째 프로젝트인 셈이다. 그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민선 8기 임기 동안 ‘송파대로 명품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고, 지난 3년 동안 총 25개 세부 사업 중 20개 사업을 완성했다.
송파대로 명품거리 조성은 석촌호수사거리에서 가락시장사거리까지 1.5㎞ 구간을 ‘걷고 싶은 가로정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 구청장은 “송파대로 일부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시켜 지역 이미지 개선과 방문객 증가 효과를 동시에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건 도로체계를 차량 중심에서 보행·녹지 공간으로 확대하는 보행자 중심 녹색도시다. 이게 서울시뿐 아니라 선진국의 세계적인 도시의 지향점이라는 것이다. 서 구청장은 “이제 남은 과제는 송파대로의 10차선 도로를 8차선으로 축소하고, 축소한 2차선 구간을 보행·녹지 공간으로 만드는 일”이라며 “서울지방경찰청이 교통안전 심의를 거쳐 차선 축소를 승인해준 것은 차량 흐름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려준 것”이라고 했다.
서 구청장의 구상은 한강과 잠실역사거리, 석촌호수에서 가락시장까지를 정원 같은 녹지 축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10차선이나 되는 도로가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 그 도시는 단절되고, 차만 다니는 그저 그런 곳이 된다”며 “차선을 축소하면 차가 막힌다고 반대하는 건 1970년대 개발 논리를 지금 시대에 들이대는 발목 잡기”라고 지적했다.
서 구청장은 이 사업을 “송파의 청계천 사업”이라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이 서울의 상징이 됐듯 송파대로도 새로운 도시 공간으로 전환되는 상징적 계기가 된다고 했다. 그는 “송파대로는 서울시 관리 도로라 서울시의 협력과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정원도시, 서울’이라는 서울시의 비전과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연대와 지원이 기대된다”고 했다.
서 구청장은 지난 3년간 송파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지원행정’으로 바꿔 속도감 있게 추진한 것을 가장 큰 보람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서울에서 손꼽히는 대단지인 잠실5단지와 올림픽훼밀리·올림픽선수기자촌·아시아선수촌아파트 등 올림픽 3대장 아파트가 임기 중에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마천지역 재개발은 송파 행정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구민의 신뢰를 얻었다”며 “지금의 송파가 추구하는 ‘공정’은 책임지지 않으려고 방관하는 게 아닌, 조합 내부의 갈등을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 구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가르마를 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민선 8기 구민에게 약속한 일, 송파의 미래와 도시 품격을 좌우할 핵심 사업들이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걷기 좋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치는 도시, 자연과 문화가 함께 숨 쉬는 명품주거 도시를 완성하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서울시 동대문구에서 태어난 서울 토박이다. 24세에 행정고시에 합격해 서울시 공무원으로 34년간 일했다. 서울시 주택기획과장으로 일하며 뉴타운 사업을 기획했고, 서울시 뉴욕주재관·시장 비서실장·인재개발원장·재무국장 등을 역임하고 1급 공무원으로 퇴직했다. 청와대 행정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경영본부장으로도 근무했다.
문예지 '열린시학'에서 한국예술작가상을 수상한 등단시인이며, 시집과 장편소설을 펴내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서울시구청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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