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대구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유튜버 전한길씨 주도로 갈등과 소란이 빚어지자 전씨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찬탄'(탄핵 찬성) 주자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전씨를 출당시키라며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반탄' 주자인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불공정한 조치"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오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어제 개최된 합동연설회를 방해한 전씨의 행위에 대해 대구시당·경북도당에서 행사 및 업무 방해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엄중 조치를 요청했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조경태·김문수·안철수(왼쪽부터) 후보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이에 오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며 "당원 전유관(예명 전한길)씨 조사를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서 중앙윤리위원회로 이첩해 징계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윤리위원회 규정 11조에 의거해 신속한 윤리위 소집을 요구했다"며 "더 이상 전당대회의 혼란이 없도록 조속히 결론 내릴 것을 윤리위에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송 위원장은 지난달 7월 21일 "최근 전씨의 입당 문제와 관련한 여러 의견이 있다"며 전씨가 속한 서울시당에 전씨 언행과 관련한 검토·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전씨는 전날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찬탄파 후보 연설 도중 당원들을 향해 "배신자" 구호를 외치도록 유도했다. 신경전이 격화되면서 지지자 간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송 위원장은 전날 오후 긴급 지시 사항을 통해 "혼란을 불러일으킨 전씨를 포함해, 대의원 자격이 없는 인사에 대해 향후 개최되는 모든 전당대회 일정에 출입을 금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전씨에 대한 징계절차 착수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는 갈라졌다.
대표적인 찬탄파인 안철수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며 "송 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회는 어제 벌어진 전한길 논란에 대해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전씨를 제명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는 합동연설회 출입금지를 넘어 즉각 출당 조치하기를 바란다"며 "'윤어게인'을 외치는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명백한 선거 방해 행위다"라고 적었다.
반면 반탄파인 김문수 후보는 당 지도부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일부 인사에게만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은 명백히 미흡했다"며 "내부 인사를 주적으로 삼아 총구를 겨누어서야 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전한길 한 사람을 악마화하고 극우 프레임으로 엮으려는 시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불이익한 조치의 기준과 무게는 누구에게나 늘 공평해야 한다"고 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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