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전한길 등장...고성에 몸싸움까지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반탄(탄핵 반대)파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장동혁 의원은 8일 첫 합동연설회에서 분열 없는 통합으로 이재명 정부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찬탄(탄핵 찬성)파 조경태·안철수 의원은 윤어게인 세력과의 절연과 인적 쇄신 의지를 역설했다.
장 의원은 이날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전직 대통령이 다시 구속되고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지만 내란 세력으로 몰릴까봐 절연하자는 말만 한다"며 "더이상의 분열을 막고 이재명을 다시 재판정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대선 패배로 이어지는 당 위기 상황을 나열하며 "대통령을 지킬 수 있는 힘을 (당원이) 주셨지만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두 번이나 스스로 탄핵의 문을 열어줬다"며 고개를 숙였다.
내부 분열을 비판하며 보수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더 부끄러운 것은 스스로 탄핵의 문을 열어줬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탄핵을 반대했던 당원을 향해 '극우다', '혁신 대상이다' 큰소리치고 있는 것"이라며 "거짓 선동 프레임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장관은 무대 위에서 당원들에게 큰절하며 자신이 이재명 정부에 맞서 싸울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정권이 집권한 지 2달 만에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파탄 났다"며 "민주당을 해산해야 할 것인지 국민의힘을 해산해야 할 것인지 공개 끝장 토론하자"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이어 "우리 당 국회의원 107명이 분열하면 개헌저지선이 무너지고, 이재명 총통은 '4년 연임제 개헌'으로 장기집권을 획책할 것"이라며 "당 내부는 단합하고 민주당과는 힘차게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발의한 것을 두고는 "국민의힘을 해산시키면 민주당 일당독재가 되지 않겠냐"고 쏘아붙였다.
조 의원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혁신을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국민의힘은 거의 해체 수준의 참혹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며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고, 윤어게인을 불러들일수록 지지율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직도 우리 당은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외면당하는 정당은 절대 집권할 수 없다. 정당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의 대구·경북 이전과 국민 100% 인적쇄신위원회 설치, 청년자치정책위원회 구성 등을 약속했다.
안 의원은 "반헌법적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며 대통령직을 차버린 사람,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 심판에도 보수의 핵심가치인 법치주의는 내팽개치고 여전히 윤어게인을 신봉하는 사람들, 대선후보 교체의 난장판에도 나는 죄가 없다고 외치는 국회의원들, 이런 사람들이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에 와서 표를 맡겨놓은 것 마냥 손을 벌리고 있다"며 "이는 대구와 경북 당원들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극단주의자들이 무슨 짓을 해도 대구·경북은 밀어준다'는 이 속내를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심판해 달라"고 덧붙였다. 또 "극단 세력 선동가들, 한 줌 계파세력에 일절 흔들리지 않고 당원만 국민만 바라보며 경쟁에 나섰다"며 "코로나 의료봉사로 제 아내와 함께 목숨 걸고 대구에 온 것처럼 변함없는 진심으로 당을 살리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연설회장에선 지지자들이 서로 맹비난하며 찬탄 대 반탄 분열상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날 전한길뉴스 발행인 자격으로 기자석에 착석한 전한길씨는 반탄파 후보 연설 때는 손뼉을 치며 "잘한다"고 외쳤고, 찬탄파 후보가 나올 때는 "배신자"라고 외치며 비난했다.
전씨는 개혁 성향인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 연설 도중 "김근식이 나를 비난한다"며 격분해 당원석 쪽으로 달려가 "배신자"라고 외치도록 지지자들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에 조 의원과 안 의원 지지자들이 전씨를 향해 물병을 던지는 등 항의하면서 신경전이 격화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12일 부산·울산·경남, 13일 충청·호남, 14일 수도권·강원·제주 등 합동연설회를 이어간다. 당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는 오는 10일, 17일, 19일에 진행한다. 본경선은 20~21일 책임당원 투표 80%, 여론조사 20% 비율로 실시한다. 최종 결과는 오는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 전당대회에서 발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오는 24~25일 이틀 동안 1, 2위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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