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주가조작도 방조 아닌 공모자로 판단
4월 윤석열 파면 이후 휴대전화 교체
특검 "증거인멸 정황"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의 구속영장에 통일교와 관련된 청탁 의혹에 대해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8.6. 강진형 기자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특검팀이 김 여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김 여사가 신분이 '정치 브로커'로 규정된 전씨와 공모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 물품들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달 25일 김 여사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특검팀은 당시 영장에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YTN 인수 등 통일교 측 청탁 목적을 열거했으나, 구속영장에는 이 같은 구체적인 대가 관계를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6일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은 김 여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2022년 4~8월께 전씨를 통해 다이아몬드 목걸이·샤넬 백 등을 건네 교단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물품을 받은 바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특검팀은 윤씨와 통화 내용을 근거로 김 여사와 전씨를 공모 관계로 이들이 함께 통일교 측의 청탁을 받았음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김 여사의 범죄 사실을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해서도 김 여사가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며 단순 방조자가 아닌 시세조종 공모자로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불법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명씨로부터 받은 불법 여론조사 횟수를 공표·비공표 사례를 합쳐 50여회로 집계한 것으로 파악됐다. 총 2억7000만원 상당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기부받은 뒤 그해 치러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관여했다는 혐의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혐의를 부인한 만큼 증거 인멸 우려가 높고, 잦은 입원으로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크다며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4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면서 영부인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자 휴대전화를 바꾼 사실도 증거 인멸 정황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는 오는 12일 오전 10시10분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김 여사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12일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수감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된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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