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장관, '트럼프 가짜뉴스' 비난 뒤 사과
트럼프식 정치적 압박 수사에 민감한 반응
'실리콘 실드' TSMC 美 종속 우려도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품목 관세 발표를 앞두고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미국에 3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대만 당국과 신경전을 벌였다.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가짜뉴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가 뒤늦게 사과했다. 과도한 투자 압박으로 자국의 핵심 산업이 미국에 종속될 가능성 등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대만 이코노믹데일리·유나이티드데일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궈즈후이 장관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TSMC 대미 투자 주장은) 가짜뉴스이고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주장은 검토해본 적 없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TSMC는 애리조나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시설을 건설할 것이고, 총 300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이 같은 발언으로 논란이 촉발되자 당일 저녁 대만 경제부는 긴급 성명을 통해 "질문의 배경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구체적으로 논평한 게 아니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다만 TSMC 측도 언론 질의에 대미 투자액은 '1650억달러'라는 자료로 답변을 갈음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에둘러 반박했다. TSMC는 올해 3월 대미 투자를 1000억달러 이상 추가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TSMC는 이미 2020년 12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발표한 뒤 투자 규모를 650억달러까지 늘린 상태였다. 신규 투자에 따른 공장 건설이 완료되면 TSMC의 현지 공장은 최소 6곳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풀려진 발언'은 반도체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품목 관세를 100%로 책정하고 현지에 공장을 지어야 관세를 면제해 준다는 방침이다. 대만 정부로선 궈즈후이 장관의 공개 반박으로 자칫 양국관계에 불필요한 긴장을 초래할 수 있었던 셈이다. TSMC는 '트럼프 임기 내 현지 공장 건설'이란 조건을 달성해 관세 면제 가능성이 높다.
대만 현지에선 이번 사안이 국가전략산업의 주권 문제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TSMC의 생산 거점이 미국으로 과도하게 쏠릴 경우 대만 안보의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 역할을 해오던 반도체 산업 구조가 약화할 수 있어서다. TSMC가 생산하는 반도체 덕분에 미국을 유인하고 중국 등 외부 위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는데, 미국 현지 투자가 늘어나면 미국이 대만을 방어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대미 투자로 대만 내 인프라 확충이 지연될 가능성도 우려 요인이다. 장비·인력 등은 한정된 만큼 대규모 해외 투자가 진행되면 본국의 신규 라인 건설 등은 후순위로 밀려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린쥔량 기자 / 번역=아시아경제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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