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치소 운영 대기업 매출 급증
양대 기업 중 한 곳은 자사주 매입 발표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간 100만명의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목표로 이민자 단속에 나서면서, 미국 사설 구치소·교도소들이 돈방석에 앉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사설 구금 시설을 운영하는 미국 내 양대 대기업 중 한 곳인 '지오 그룹'의 올해 2분기 매출이 6억3620만달러(880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오 그룹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당기순이익이 2910만달러(402억6000만원)로, 전년 동기의 3250만달러(449억7000만원) 순손실에서 크게 호전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백악관 정책으로 성장이 기대된다며 3억달러(416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회사 측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방침으로 2026년에는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개장 절차를 밟고 있는 4곳의 시설이 내년이면 수용 한도를 꽉 채울 것이며, 그에 따라 발생하는 연간 매출이 2억4000만달러(3300억 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사설교도소 운영 양대 기업 중 다른 하나인 '코어시빅'도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매출이 3850만달러(533억 원)로 2배 이상 늘었다며, 실적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연간 100만명의 이민자를 추방하는 것을 목표로 이민자 단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 직전인 지난 1월까지 이민세관단속국의 하루 평균 체포 건수는 250~300명 수준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몇 주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 5월 백악관이 하루 체포 목표를 3000명 이상으로 제시하며 ICE를 압박하고 나선 뒤, 6월 초에는 하루 평균 체포 건수가 1000건을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달 연방의회에서 승인된 트럼프 행정부의 다년 예산 패키지에 따르면, 이민세관단속국의 구금 예산으로 4년에 걸쳐 450억달러(62조 원)가 배정됐다. 이는 기존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추방 목표치 달성을 위해 10만개의 침상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오 그룹의 조지 졸리 회장은 실적발표 전화회의에서 현재 사용되지 않는 6곳의 회사 시설에 5900개의 침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이민세관단속국이 모두 이용한다면 연간 추가 매출이 3억1000만달러(4300억원)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회사 측은 '연간 100만명 추방'이라는 백악관의 목표치가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업체들이 보유한 침상의 한계, 이민세관단속국의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제약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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